떠나가는 생명은 슬픔을 남기고

2017. 7. 16. 20:474부· 다른 세상을 꿈꾸며





떠나가는 생명은 슬픔을 남기고



저 대숲 속의 오두막집인들

내 마음이 편할까

새벽이면 첫닭이 울고

낮엔 뻐꾹새

밤엔 부엉이 소리

아스라한 추억처럼 들려오는

대나무숲 아래

회원골 작은 계곡 옆

시인의 거처에서

텃밭 위 쐐기풀더미 속에

쓰러진 정든 길냥이

개구쟁이의 죽음과

그만 맞닥뜨렸네

옛 석전동에서

여기로 데려다 키웠더니

새끼 세 마리 낳고

수명이 다했는가

명자꽃도 슬퍼해 준다

내일은 빚청산이 될까 말까

애타는 살림이건만

한밤 귀가길에 마중나오던

반가운 가족 하나

우리 곁을 떠나갔구나

남기고 간 아이들

보살피며 이별을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