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동에 뜬 저 달에게 물어보라

2016. 2. 24. 22:05제5부· 내 마음의 봄날까지

 

 

 

오동동에 뜬 저 달에게 물어보라

 

 

사람들은 이곳 오동동에서

곧잘 옛날 마산을

그리워하며 한잔 마시지

수출자유지역

한일합섬 고려호텔

경기가 좋았던 그 시절

인파로 흥청거리던

시내 분위기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곤 하지

 

일본인들이 자주 찾던

술집이며 요정이며

안주삼아 말들을 하건만

실은 노동자들이

마산 경기를 살렸다고

해도 빈말이 아니지

오늘같이 휘영청 달밝은

오동동 문화의 거리

소리길도 뜸하고

경기가 어떠냐 물으면

바닥이라고들 하지

 

뉴스를 보니 한국산연이

생산부서를 없앤다니

외자기업 믿을 게

못된다는 게 딱 맞지

저임금 장시간노동으로

착취당했던 70년대를

박정희 독재때를

왜 그리 아쉬워하는지

나는 반댈세

YH여공들이 배고파

못살겠다고 아우성치던

유신시대를 기억하자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고

중산층마저 몰락한

지금은 우리같은 서민들

호주머니가 홀쭉해진 탓에

술집거리 오동동도

예전같지 않을 뿐이지

반짝거리는 간판들

명동처럼 불야성을 이룰

그날은 아직 멀어도

희망이야 품고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