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에 서서 시를 생각하며

2015. 11. 21. 19:37제4부·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

 

교차로에 서서 시를 생각하며

 

 

오늘 내가 걷는 이 길도

빨간 불 파란 불이

어김없이 켜지는 날

불황의 골은 깊어만 가고

은행잎들 바람에 지듯

추락하는 사람들

돌아보면 그 얼마인가

절망할 수도

희망할 수도 없이

연명해 가는 서민들

중산층도 없다지

나뭇가지에 남은 잎들마저

흔들리며 위태로워라

축제의 노래소리도

외려 슬프기만 한

흐리고 어둔 늦가을에

시란 무엇인가

세상을 바꾸는 열망처럼

활활 타올라야 하거늘

뒷짐만 질 참인가

수북히 깔린 저 낙엽들

아픔없이 밟는가

팍팍한 가슴을 어루만지며

해 떨어져 어두운 길

서로 일으켜 주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김남주 시인의 시를

그리움으로 노래부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