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그 산에 다시 가고 싶다

2015. 10. 15. 20:53제4부·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

 

 

 

가을날 그 산에 다시 가고 싶다

 

 

어둠산이 웬지 정겨워라

집 뒷산 봉화산

오솔길을 따라가면

봉수대 지나

억새꽃 바람결에 일렁이고

소나무 참나무 숲속

작은 멧새들 노는

동네산을 탔던

기억도 꽤 오래구나

명자꽃과 함께

길섶의 풀꽃들도 보면서

운동삼아 거닐던

그곳에 깃들인

추억이 새록새록하네

서마지기 가기 전

영지버섯을 따러 들어갔던

단풍숲에는 아직

멧토끼가 살고 있을까

싸릿대 엮어 지붕을

만들고 샘물을

찾아 산막처럼 꾸며

소주 라면 김치를 묻어놓고

잠시 쉬어갔던

산꾼의 호젓한 아지트

그대로 있을라나

마산의 진산 무학산

정상에서 쌀재로

하산을 하며 바라보았던 

고향의 바다 마산만

고기비늘같이 반짝거리건만

연일 매립돼 가니

신음소리 듣던

내 마음도 아프더라

올가을 저 산이

울긋불긋 물들 때쯤에

도시락 물 챙겨서

종주산행을 떠나고 싶네

어둠산이 일깨워 준

못 잊을 산길이여

언제든 사랑해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