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고공농성장에 띄우는 내 마음

2015. 10. 10. 22:46제4부·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

 

 

 

저 고공농성장에 띄우는 내 마음

 

 

찬바람 불고 별빛도 흐릿한

옥상광고탑 위 농성장

"기아차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몽구가 책임져라"

분노로 쓴 플랑카드가

내 가슴을 울리네

법원판결마저 이행거부하는

불법파견 현행범인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공공의 적이 아니랴

침낭도 식사도

감기몸살 약조차 올려주지

못하게 막는 저들

노동개악 정권과 자본은

목숨 건 고공농성에도

계절이 바뀌도록

돌아온 건 탄압뿐이구나

"재판부 결정을 지켜라

법을 지키라"는 노동자에게

일방적 해고통보라니

거꾸로 도는 세상이런가

우린 굴하지 않는다

어둠 속에 하나둘 모인 사람들 

희망의 촛불에

폰불빛에

울컥...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을

함께 담아

고개 한껏 치켜들고

팔을 흔드는구나

십자가보다 더 높이 올라간

최정명 한규협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처절한 투쟁이여

같은 라인에서 일해도

차별받는 650만 비정규직들

벼랑 끝의 오늘이

바로 저곳 농성장이어라

가을산 단풍잎보다 붉게

타오르는 두 노동자의 투혼을

동지여 잊지 말아라

꼭 승리의 소식을 안고

노동의 대지를 딛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