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계 밤바다에서 큰절 올리며

2015. 9. 27. 22:37제4부·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

 

 

 

옥계 밤바다에서 큰절 올리며

 

 

한가위 달이 휘영청 밝은

옥계 고향을 찾았어라

명자꽃 아내와  함께

반짝거리는 바다를 향하여

제사상을 차리고

울 부모님께

엎드려 큰절을 올리니

반겨맞아 주는 양

내 어릴 적 푸른 바다처럼

파도가 철썩거리더라

길고 긴 세월의 강을

흐르고 흘러

추석날에사 같이 왔는가

뒷산 풀벌레소리는

사무치도록 울어예건만

옛 집도 선산도

보이지를 않는구나

꼬막을 캐던 친척들도

소식조차 몰라라

오늘 아침 차례를 지내고

산길을 달려온 이곳

밤바다 달을 바라보며

저 멀리 아스라한 기억을

애써 떠올려 보는가

박정희 유신시대

고통스러운 자욱들이

옥계 고향바다에

대숲 술렁이는 뒷산에

황톳빛 밭길에

차마 지울 수 없이

스며들어 있구나

해당화 시인의 고향길은

맘 편히 갈 수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