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운전면허도 없이 살지만

2015. 4. 21. 19:04제2부· 다시 새로운 시작

 

 

 

나야 운전면허도 없이 살지만

 

 

사흘간 내린 봄비 그치고

햇살 맑은 날 오후

명자꽃 합천 고향으로

표고버섯 따러

함께 가다가 그만

함안쪽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나

견인차를 불렀구나

기아 그레이스 6밴이

수명이 다한 탓에

사고날 뻔하였어라

미션인가 클러치인가

두어 번 부품갈고

시동이 안걸릴 때는

기사 부르고 해서

고만고만 타고 다녔지만

인제 당신의 애마를

놓아줘야 하는가 보네

카센터 말인즉

차를 바꿔야 한다지

농민인 명자꽃 어머니를

뵙지 못한 채

석전동으로 돌아와

안부통화만 하였구나

없이 사는 살림에

두 사람이 지고 가는 

삶의 무게만큼

새차 내릴 걱정이

내 마음을 짓누르는가

생계가 달린 일이라

연초록잎들 돋는

들판도 씁쓸해 보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