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겨울을 맞이하며

2014. 11. 13. 00:27제2부· 다시 새로운 시작

 

 

 

 

 

또 한번의 겨울을 맞이하며

 

 

추워진다 한파다

몸도 마음도

내 가슴은 뜨겁지만

찬바람이 세다

 

담벼락 아래 꽃나무도

마지막 잎새만

남긴 채 버틴다

겨울을 나기 위하여

빈 가지로 선

모습이 대견하다

 

하긴 난들 어쩌랴

빈 손일지라도

온몸으로 부딪칠 수밖에

첫 눈 내리는 날

 

가난한 시인의 거처에도

반가운 소식 하나

날아들었으면

새 힘으로 일어서련만 

35년만의 재심재판

끝나지 않았다

 

젊은 문학도였던

저 유신말기 그 시절

돌아보면 아프다

그때도 겨울이었다

 

봄은 어김없이 왔지만

다시 빼앗기고

억눌린 숱한 사람들

민중의 대지에

깊이 뿌리내린 나무처럼

굴하지 않고 산다

 

동네 골목에서 만난

작은 꽃나무

어둠의 세월을 깨우쳐

나를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