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네 품에 들고 싶은 날

2013. 10. 8. 02:03◆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4부 관계

 

 

 

지리산 네 품에 들고 싶은 날

 

 

첫눈이 설악산에 내렸고

내 마음의 산

지리산에 단풍들었다

조금만 기다려라

의신마을에서 빗점골 거쳐

벽소령으로 오를 터

또 언젠가 기회가 오면

순례자처럼 경건하게

아흔아홉 골

옛 발자취를 따라서

네 품에 들리라

수많은 사연들 간직한

역사의 산이여

산죽같은 꽃넋들이

총성 멎은 저 골짜기

저 능선마다

잠 못 들어 뒤척이거늘

낙엽더미 숲속 어디쯤에

홀로 절 올리며

술 한잔 바치고 싶다

울긋불긋 단풍든

백두대간 산줄기 지리산은

넉넉한 어머니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