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세월을 원상회복하는 중에

2013. 8. 20. 22:08◆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3부 순례

 

 

 

그 세월을 원상회복하는 중에

 

 

나도 병원갈 때가 있구나

약국에서 처방전을

받아 오라기에 들렀다

아름다운 피부과

의약분업 되고 처음으로

자상한 진료를 받고

항생제와 물약을 샀다

의료보험증 낸 지

4달만에 써 보았다

한창 얘기하던 무상의료는

아직도 멀기만 한가

부자증세가 관건이지

오래 된 두피질환

교사시절때부터였으니

꽤 긴 세월이 흘렀다

그새 머리숱도

듬성하게 변했구나

34년 전 앓기 시작한

머리피부 가려움과 함께

이날 이때까지 왔다

누구나 한 가지 병은

달고 살아간다 했거늘

내 몸이 보내는

경고랄 수 있겠지

주민증도 없이 지낸

그 세월이 아득하여라

긴급조치 9호 재심

신청 서류 덕분에

신분증명서를 갖추고

병원에도 가게 됐다

약 먹고 바르니

한결 낫아가는 기분이다

의료공공성 보장은

좀더 확충돼야겠지만

첫 방문 소감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