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흐르는 눈물 누가 알랴

2013. 4. 25. 00:00◆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2부 새벽달

 

 

 

남몰래 흐르는 눈물 누가 알랴

 

 

난생 처음 전화를 다 했다

전남도교육청에

교사 경력증명서를

떼려고 하는데요?

 

언제 퇴직하셨습니까?

1980년 7월 25일요

예? 1980년?

최종근무지는 완도

신지서중입니다

 

탁탁탁 쳐 보더니

지금은 신지중인데요?

아 선생님 파일이 있습니다

국어선생님이셨죠?

내일 아무 학교나 가셔서

팩스를 주시면

5분만에 보내겠습니다

 

기막힌 내 사연을

뉘 있어 알 수 있으랴

남몰래 흐르는 눈물

공원으로 가서

홀로 담배 한대 피웠다

 

긴급조치 9호

위헌판결로 국가배상을

청구할 때 필요하다

징역살고 나와

복직했다가 저 살인마

전두환에게 짤렸다

 

그후 창신고 사립공채에

합격해 근무하다

또 다시 짤렸다

중등 2급 정교사자격증까지

박탈시켜 놓았다

 

파란많았던 젊은 시절

시인은 되었지만

박정희때 구속당하고

전두환때 짤리고

교단 진출이 봉쇄된

그 세월이 아프다

 

특별법이 아닌

민사소송이라 힘들다

이럴 때 누군가

쓴 소주 한잔

사줬으면 오죽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