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희망을 쓴 쪽방일기

2012. 2. 9. 05:43시에게 말을 걸다/함께라면 좋겠네

 

 

없는 희망을 쓴 쪽방일기

 

 

새벽 4시에 잠이 깨다

달빛은 눈부시도록

이 땅을 밝히는데

내 발걸음은 무겁다

연합뉴스에 실린

쪽방일기가 떠올라서

우리시대의 아픔이

남의 일이 아닌 것을

돌아보는 겨울날

꿈도 이웃조차 없이

몸누인 사람들에게

차마 할 말이 없다

한순간 노숙자로

떠돌 수 있고

감옥에도 갇히는

슬픈 얼굴들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오늘 또 누군가

두눈 감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갈지

내 마음은 쓰리다

겨울쪽방에도

서울의 달은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