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북 시집 <길 위에서>를 펴내며^^

2011. 9. 8. 12:22시에게 말을 걸다/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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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기 / 길 위에서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위하여

 

 

잔인했던 올 여름에서 초가을이 오기까지 길 위에서 내가 보고 느낀 일들을 시로서 형상화하였다. 유례없는 폭우 태풍 산사태, 1인 활동가의 쓸쓸한 죽음, 85호 크레인 소금꽃나무, 반값등록금, 강정마을, 이소선 여사의 죽음, 겨레하나 통일주점, 한미FTA 반대, 마산시민 통일노래자랑, 언론총파업, 경남열사 추모제, 팔용산 산행, 진보정당 통합...등등 적잖은 사연들이 담겨 있다. 시란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아프게 또는 기쁘게 노래하는 동시대의 공감대이다. 시인은 그 길 위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맛보며 희망을 찾기 위하여 심혈을 쏟는다. 사람과 사회 없는 시란 있을 수 없고 당대의 화두를 외면한 채 제대로 된 한 편의 시가 나올 수 없다.

 

종이책이 아닌 블로그북 PDF 전자책을 선호하게 된 것은 11번째 시집을 출간하고 나서부터이다. 웹2.0 시대 인터넷매체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이제 온라인상으로 독자들과 만나도 되겠다 싶다. 물론 출판 여건이 썩 좋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100 페이지 분량이면 읽기도 수월하고 마음에 드는 시가 있다면 찾아보기도 좋다. 블로그이읏들의 마음씀씀이가 큰 도움이 된다. 블로그북 시집 서평까지 포스팅해 주는 이웃까지 있으니 말이다. 어찌 보면 시인의 작업도 끝이 없는 구도의 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까지 3권의 블로그북 시집을 출간하였다.

 

원고료도 출판기념회도 없이 호젓이 내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위하여 꾸준히 삶의 현장을 시인의 가슴 속에 내면화시켜 시로 형상화하여 써내려간 열정의 산물이다. 타는 목마름으로 노래부른 암울했던 시대가 끝나지 않고 지금도 우리 모두가 고통받고 있기에, 시인도 세상을 바꾸는 길로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좀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시대정신이 담긴 책들을 읽고 다시 정서와 사상을 추슬러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다. 여럿이 함께 가는 길이라 결코 외롭지 않은 사회변혁의 길에 작은 보탬이라도 해야겠기에 말이다.

 

또 하나의 계절이 찾아왔다. 무작정 시간만 흐른 게 아니라 끊임없는 민중의 투쟁이 있었기에 어둠의 시대가 조만간 물러가리라고 확신한다.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산다. 억눌릴수록 뭉쳐 일어서는 게 민중이고 바로 민심이다. 길 위에서 떠돌며 뛰어다니며 목격한 우리시대의 풍경은 단연코 절망적이지 않았다. 희망버스가 새로운 희망으로 신나게 달리고 있다. 2012년 권력교체기를 목전에 두고서 시인은 신발끈을 단단히 매야 하게 생겼다. 겨레의 통일, 민주주의, 민생을 살리는 그 길에 나의 블로그북 시집 <길 위에서>를 바치고 싶다.

 

 

                                                                                                                                        2011. 9. 8 무학산 자락에서, 유동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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