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경남지역 열사추모 문화제에서^^

 

 

 

 

 

열사정신을 함께 기리며 투쟁의 가슴으로 살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재작년 제1회 열사추모제에 이어 8월 30일 저녁 창원에서 "제2회 경남지역 열사추모 문화제"가 숙연하게 열렸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배달호열사 정신계승사업회, S&T 중공업지회(구 통일중공업), 하영일 추모사업회, 대림자동차 해복투, 이경숙선생 추모사업회, 김주열열사 추모사업회, 부울경 열사회가 공동주최한 합동추모제였다. 자주 민주 통일 노동해방의 한길에서 산화해 간 꽃다운 열사들과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숨져간 인사들의 정신을 함께 기리며 투쟁의 가슴으로 살 것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 이런 행사는 사람들이 많이 와 주어야 하는데...왜 적게 왔지요? "

" 세월이 흐르다 보니 점차 잊혀지기도 하고 그렇지요."

 

창원중부서 정보과 형사가 안타까운 듯이 한마디 던진 말에 나는 그렇게 답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같아서야 중앙체육공원에서 3~4천명은 모여서 합동추모제를 치르고 가두행진도 하였으면 좋으련만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열사회를 이끌어 온 지역의 동지들 정말 고생이 많다. 노동현장과 지역사회에 좀더 세심하고 폭넓은 홍보를 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나는 이날 오후 조금 일찍 창원에 와서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사무실도 한번 둘러보며 인사도 나누었는데 분야별로 사안들이 많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행사장인 한서병원 앞 광장에는 열사추모 문화제 펼침막과 열사들 대자보가 큼지막히 나붙어 있었다

 

 

민주노총 사무실 벽에 붙은 열사추모제 포스터를 보니 "열사정신 계승하여 비정규직 철폐하자!" 는 외침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한 사람 한 사람 헤아려 보니 23명이었다. 부울경열사회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다 합치면 어쩌면 100명 가까이도 될 정도다. 불의의 피해를 당한 인사들까지 합치면 그렇다. 현재 5개 지역에서 합동추모제를 지내고 있다고 한다. 비정규직센터에 들르니 실무자가 업무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지역별 센터가 속속 개소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사무실에 오랫만에 들러 차 한잔 했다. 가는 길에 보니 길가에 가을 민들레가 이쁘게 피었다. 사시사철 피어나는 민들레가 꼭 진보의 한길로 쉼없이 달려가는 풍경처럼 느껴졌다. 진보적 민주주의를 표방한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 민주노동당 사무실 벽에 쓰여진 "2012년 진보적 정권교체" 라는 슬로건이 클로우즈업돼 왔다. 당 홍보물 가짓수가 많다. '교사 공무원 정치활동 보장' 서명대에 서명하고 신문을 보다 나왔다.

 

이날 행사장인 한서병원 앞 광장에는 열사추모 문화제 펼침막과 열사들 대자보가 큼지막히 나붙어 있었다. 오가는 시민들도 걸음을 멈추고 눈길을 준다. 최저임금, 학교비정규직 홍보피켓도 보였다. 배달호열사회 관계자가 제일 먼저 와 있었다. 그의 얼굴을 보니 지역의 열사투쟁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참으로 먼길을 달려왔건만 산 자들은 아직도 열사들의 뜻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도 들었다.

 

 

 

 

 

 

 

 

 

 

 

 

 

 

 

 

 

 

 

 

 

 

 

 

 

 

 

 

 

 

 

 

 

 

 

 

 

이날 추모제의 하이라이트는 정경식 열사 어머니의 한맺힌 호소였다

 

 

"열사가 싸운 어제, 당신이 싸우는 오늘...우리가 만들어 갈 내일의 모습입니다." 라고 큼지막히 쓰여진 플랑카드가 아프게 눈에 박혔다. 또 "열사가 남긴 글 쓰기" 이벤트에 참가한 동지들의 문구가 가슴을 때렸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그랬다. 지금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소금꽃나무의 고공농성이 어제의 두산, 쌍용...천민자본의 실상이었다. 이날 추모제의 하이라이트는 정경식 열사 어머니의 한맺힌 호소였다. '노동자가 단결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자. 그리고 유족들도 이 자리에 나와야 한다.'고 23년만에 정경식 열사 명예회복(민주화유공자)을 이뤄낸 김을선 여사의 말은 산 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김선희 선생의 진혼굿 춤, 김산 가수의 추모 노래, 금속경남지부의 깃발춤, 마창여노회의 추모시 추모가, 배달호 열사회의 하모니카 통기타 연주, 추모영상 상영에 이어 추모연대의 열사추모제 발언이 그간의 합동문화제 경과를 들려주었다. 지역의 여러 단체에서 정말 노력을 많이 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록 참여 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열사정신 계승의 심장은 뜨겁게 고동쳤다. 계속해서 배달호 열사회의 추모시, 부울경열사회의 추모노래, 좋은세상의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마지막 순서로 열사들의 못 다한 뜻이 꼭 이뤄지기를 기원하며 창원공단 하늘가로 풍등을 띄워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