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부엉이를 날게 하라^^

2010. 11. 7. 05:21지역 문화행사 소식/문화읽기

 

 

 

진영 박원철 시인 창원판넬 사무실에서 황영일 테너를 만나기로 돼 시외버스를 탔다. 마산에서 가까운 진영은 한때 기차를 타고 많이 지나쳤던 곳이다. 지금은 인구 5만인 신도시, 구도시로 나눠져 본산공단 등 공단이 창원공단 못지 않다고 한다. 진영문화센터 한빛도서관은 주말이면 사람들이 붐비는 편이란다. 현재 진영신문을 준비중인 박시인이 오는 11월 20일 토요일 오후 7시 시낭송 음악회를 황테너 태극예술단과 함께 개최할 예정이라 도움차 건너간 것이다. 사무실에서 업무 얘기를 나누고 자연 봉하마을로 발길을 향하게 되었다.

 

 

 

 

 

저수지가 있는 산책로 왼편에 농장이 하나 있었는데 아는 사람인 모양이었다. 마침 차고를 만들어 놓은 참이라 인사를 나누었다. 텃밭과 과실을 가꾸는 작은 농장이었는데 아담한 곳이었다. 잔디밭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주민들과 봉하막걸리를 마시며 쉬던 얘기도 들려준다. 뒷편 산은 황테너가 노래 연습을 하던 곳이라는데 나즈막했다. 잠시 머물다 마사토가 깔린 산책로를 따라 가 보니 제법 긴 코스였다. 부엉이바위를 옆면에서 바라보느라니 느낌이 또 달랐다. 봉하마을은 주말을 맞아 찾는 이들이 더욱 많이 보였다.

 

 

 

 

 

하얀 억새꽃 나부끼는 길섶에서 보니 부엉이바위는 말없이 서 있었다. 이곳을 찾으면 으례 사람들은 자살, 타살, 정치적 타살 등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저마다 가슴에 묻어둔 말을 토로한다. 봉하마을 주민들 심정이야 오죽 하겠는가. 농사일, 장사일로 생업을 꾸려가는 그곳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국민들은 민주성지라 부른다. 바람쐬러 왔든 참배하러 왔든 예사 마음들이 아닌 것이다. 우연찮게 아는 얼굴들도 만나게 된다. 주로 가족 단위 나들이가 많고 관광버스 단체관광객도 곧잘 온다. 대통령 생가, 부엉이바위, 봉하마을 관광차 찾는 것이다.  

 

 

 

 

 

생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공들여 봉하마을 오리농법 농사를 지은 들판은 추수가 끝나 있었다. 시월의 마지막날 추수잔치도 했다는 데 그때 관악산 산행땜에 못 가 봤는데 많이들 왔다고 한다. 봉하빵, 진영단감, 봉하막걸리는 단골이 돼 버렸다. 동네주민들 포장마차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그를 추억하는 것이다. 인구 50만의 김해시에 속한 진영의 존재 가치는 여기가 단연 으뜸이 아닐까.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 자리도 주민들 생각은 좀 달랐다. '스스로 추방당한 자들의 무덤'이란 그의 묘역은 참배하기엔 좋으나 조상 전래의 묘 풍습과 달라 생경하다는 얘기다.

 

 

 

 

 

숲속은 울긋불긋 단풍이 한창이고 바람 한점 없이 고요하다. 마을길에서부터 붉은 단풍잎이 찾는 이들을 맞는다.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봉하마을을 찾고 부엉이바위를 보고 그의 묘역에 국화꽃을 바치며 절을 올린다. 어쩌면 자발적 추모 열기가 계속 이어진다고 봐야 될 것이다. 민주화, 통일이 너무나 그립기에 그를 잊지 않고 찾는지도 모른다.  딱 두번 와 본 곳이라 이곳 사정은 잘 모르지만 MB정권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은 피부로 실감한다. 친환경 봉하쌀 정미소가 보인다. 그가 퇴임 후에 못 다 이룬 일이 생각나 가슴이 찡하다. 봉하마을 부엉이바위를 찾는 사람들이여, 이제 저 한서린 바위 부엉이를 날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