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알려지지 않은 항쟁들 강연에서^^

2010. 5. 15. 08:46더불어 사는 세상/시민사회

올해는 3.15의거 50주년, 5.18 광주항쟁 30주년이다. 세월이 가도 민주화운동의 발자취는 또렷하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다시 만나는 기념사업을 통하여 항쟁의 정신을 되새기게 된다. 5월 14일 오후 3시~ 5시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사)3.15의거기념사업회 주최 조지 카치아피카스 전남대 사회학과 객원교수의 <아시아의 알려지지 않은 항쟁들>(1980~1992) 초청강연은 여러모로 뜻깊었다. 자칫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갈 뻔한 한국민주화운동과 아시아민주화운동을 비교하며 재조명하는 귀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은진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3.15의거 5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서 개최되었다. 비록 참석자가 적긴 했지만 강연이 계속될수록 항쟁의 열기가 훅 끼쳐와 여느 때보다 가슴은 뜨거웠다. 백한기 회장은 인사말에서 "3.15기념사업회의 소중한 역사 기록물이 될 것"이라며 행사 의의를 부각시켰다. 그리고 이은진 교수는 소개말에서 "한국과 아시아 국민들의 자발적 민주화투쟁을 일관된 주제로 한 사회운동 연구의 산물"이라고 언급하였다. 아울러 외국사람들은 리더십없는 자연발생적인 항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히세계에 위대한 항쟁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국제적 시각에서 <피플파워>를 비교분석한 강연은 처음이었다. 카치아피카스 교수는 작년에도 마산에 강연차 왔으며, 이날도 광주항쟁 30주년 행사에 갔다가 내려온 참이었다. 그는 아시아의 끝나지 않은 항쟁을 줄곧 연구하는데 열정을 쏟고 있었다. 1960년 4월 11일 김주열 열사의 주검이 마산 중앙부두에 떠오른 사진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희생을 무릎쓴 아시아 최초의 민중항쟁인 3.15의거를 "남한 민주화의 원동력"이라고 평가하였다. 또 국가기념일 제정으로 전세계 민중의 힘을 증명한 셈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5.18 광주항쟁>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시민군의 시위, 도청광장의 집회 등 영상이 흐를 때 눈물이 울컥 솟구칠 것 같았다. 당시 국어교사 신분으로 민주화 대열에 서 있었기에 남모를 감회에 휩쌓였다. 80만 광주 인구의 1/4 시민이 봉기한 민중들의 힘이 감명깊게 다가왔다. 이때로부터 한국 민주화운동은 새로운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본다. 특히 미국의 본질을 여지없이 깨닫게 된 점은 피의 교훈이었다. 그는 질의응답 시간에 아시아민주화운동에서 미 CIA의 지속적인 개입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어서 필리핀, 버마, 티벳, 중국, 타이완, 네팔, 방글라데시, 태국 등 아시아 항쟁들을 간략하게 짚어가며 이야기하였다.

 

  

 

3.15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 중 10.18 부마기념사업회 정성기 회장, 이숭기 영화예술가, 오길석 시사평론가 등과 경남도민일보, MBC, 경남신문 등 언론사가 눈에 띄었다. 블로거도 열심히 취재중이었다. 그의 부인께서 통역을 맡아 하였는데 의사전달을 잘 해 주었다. 중간중간 영어실력도 유창한 이은진 교수가 보충 설명을 해 줘 이해를 도왔다. 그는 아시아의 항쟁들을 <계속되는 항쟁들>이라고 명명했다. 한국의 2002년, 2008년 촛불집회도 그러하였다. 강연을 들을수록 분위기는 진중해졌다. 그만큼 동시대 민중의 삶과 직결된 사안이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6월항쟁>을 소개하는 순서에 이한열 열사, 명동성당, 넥타이부대 사진이 클로우즈업되었다. 87년 7월 5일 이한열 열사 장례식 장면에선 숙연해졌다. 그는 명동성당에서의 투쟁지도부 선출과 투쟁방향 논의를 중요하게 언급하였다. 전두환 독재정권 몰락의 중대한 계기가 된 87년 6월항쟁에서의 피플파워를 새롭게 조명해 주었다. 연이은 7,8월 노동자대투쟁의 의의도 짚어주었다. 그의 이날 강연에서 아시아의 항쟁이 피를 흘리며 민주화를 쟁취한 역사임을 다시금 확인케 되었다. 한국의 민주화 항쟁은 결코 외롭지 않았으며, 전세계에서 인간다운 삶과 민주화를 향한 위대한 행진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렇게 <아시아의 민주화운동>은 현재진행형이며 민중들의 항쟁은 피플파워로서 구현되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가장한 독재를 경계할 것과 민중들의 역할이 묻혀져서는 안될 것을 환기시켰다. 과연 민주화 운동은 성공할 것인가? 아시아의 계속되는 항쟁은 승리할 것인가?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등 의문은 남는다. 선거를 통해 집권한 정부가 국민을 무시하고 독재로 치닫는다면, 어김없이 민중들이 들고 일어났던 위대한 민주화 항쟁의 역사를 이날 강연에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강연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하고 10.18 부마기념사업회 새 사무실에 들렀다가, 민주노동당 마산시위원회 분회모임에서 얼음막걸리로 목을 축였다. 그러고 보니 6.2 지방선거 후보등록 마감날이었다. 주변에 이래저래 아는 이들이 출사표를 던져놓고 있다. 각자 정치적 선택이야 다르겠지만 이날 아시아의 항쟁을 강연을 들으며 분명해진 것은 피플파워로써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생을 살리고 통일을 실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블로거로서 초청강연을 듣고 나름대로 느낀 바를 포스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