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흐르고 기억만 남았네

2010. 3. 9. 07:32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3부·눈물젖은 낙동강을 노래하며

 

 

 

 

 

 

 

 

 

 

 

 

세월은 흐르고 기억만 남았네

 

 

3월에 내리는 눈을 보느냐

이 산하의 꽃넋들이여

응어리졌던 한들이

참을 수 없어 터져나오듯

새벽녘 이내 가슴에

쏟아지는 하얀 눈발을

 

그날 오월의 거리에서 만났던

이름모를 전사들이

흘렸던 뜨거운 핏방울처럼

깃발되어 휘날리는

봄날의 흰눈을 맞으며

망월동에서 깨어 일어나는가

 

저 부마에서 오월로 달려간

자랑찬 투쟁의 길이여

너는 죽고 나는 살았어도

대동세상 빛고을은 

길이 민주주의의 성지로

후세들에게 전해져 가리니

 

세월은 가도 그 함성 총소리를

3월에 내리는 눈을 맞으며

새삼 되새겨보는 나여

강산이 세 번 바뀌었건만

못 다한 항쟁의 노래는

심장 속에 고동치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