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눈 밟으며 소수서원 부석사를 답사하고^^

2010. 1. 18. 18:12산행기/답사·산행·동문

이번 <한너울 우리문화사랑회의 새해 첫 답사>는 흰눈을 밟으며 경북 영주시 소수서원- 선비촌- 부석사를 돌아보게 돼 느낌이 남달랐다. 마산은 눈을 보기가 힘든데 이날 하얀 눈을 시리도록 보았으니 더욱 그렇다. 3년 전 이곳을 찾았을 때 소수서원은 그냥 지나쳤는데, 마침 이용극 문화관광해설사의 열정적인 안내와 설명으로 값진 시간을 가졌다. 안향, 주세붕, 이황 선생의 얼굴도 보았고 공부하던 선비들의 숨결도 훅 끼쳐왔다. 단종복위 거사 불발로 희생된 피끝마을 아픈 사연도 얼어붙은 낙동강 가에서 들었다. 소백산 자락에 묻힌 사연들이 서서히 되살아나는 시간이었다. 새벽잠을 설치고 답사길에 올랐던 한너울 회원들의 발걸음은 신이 났다.

 

 

 

<소수서원>은 한국 최초의 서원으로 영주지방의 많은 선비들을 길러냈다.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우리 것의 가치와 선비정신을 일깨워 준 영주시의 문화사랑이 포근히 안겨왔다. 안씨 회원이 4명이나 와서 감회는 유달랐을 것이다. 박물관 자료실을 둘러보며 해설도 들으니 생각보다 콘텐츠가 풍부해 놀랐다. 아이들은 눈싸움을 하며 좋아라 했고, 어른들은 새로운 걸 알게 돼 수확이 짭짤했다. 왕구상 회장의이 밤새워 준비했을 온새미로 소식지와 답사지 동영상으로 차 안에서 사전 지식을 쌓은 덕분에 한결 이해가 수월했지만 백문이불여일견이었다. 흰눈을 머리에 인 소백산 자락의 문화유산은 삼국시대, 고려, 조선, 구한말 등 역사의 흔적과 함께 후세들에게 적잖은 깨우침을 던졌다.

 

  

 

<선비촌>은 일부만 보고 나왔는데 얼굴을 쑥 내밀어 사진 찍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대장간 사진을 한컷 담았다. "추노" 영화 촬영 세트장은 돌아보지 못했다. 당시 선비들의 생활상을 엿보며 선비정신을 떠올려 보았다. 세세하게 다 올리지를 못하지만 박물관 문화유적들이 대단했다. 영주시 문화관광해설사님과 추억의 단체사진을 찍고 인삼, 약초를 갖고 요리하는 약선당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인삼동동주와 함께 삼계탕을 맛보았는데 별미였다. 답사란 보고 느끼는 대로 자연스러운 흐름을 타며 발걸음을 내딛으면 된다. 물론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얻고 배우는 바가 다를 것이다.

 

  

 

이제 유명세를 톡톡히 누리는 <부석사>로 향했다. 3년 전 11월 하순 늦가을에 와 봤는데, 겨울에 오니 소백산도 훨씬 돋보이고 부석사 풍경도 운치가 더해 좋았다. 영주 사과는 가지만 남았고 풍기 삼밭은 겨울을 나고 있었다. 박임희 문화관광해설사가 반가이 맞으며 경내를 안내해 꽤 도움이 되었다. 해설하는 말솜씨도 유창했고 사진을 활용한 설명이 특히 인상깊었다. 개인적으로 3년 전 답사때 봤지만 그때보다 우리문화 사랑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 당간지주, 삼층석탑, 무량수전, 대웅전, 의상대사 조사당 등 부석사의 불교유적은 만고의 세월을 넘어 중생을 깨우쳐 주고 있었다.

 

 

  

 

겨울 부석사에 올라 소백산 굽이치는 산줄기를 보느라니 가슴이 후련해졌다. 108계단을 오르던 한너울 회원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였을 터이다. <무량수전> 앞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조사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목조로 된 기둥과 처마선이 유려하게 다가왔다. 정녕 보물이었다. 의상대사 영정을 뵙고 이모저모 얽힌 사연을 들었다. 골담초가 신기해서 묻는 회원들이 많았다. 자세한 설명은 온새미로 소식지를 참고하면 되겠지만, 이날 해설사의 안내가 깊이가 있어 무척 도움이 되었다.

 

  

 

<답사길의 묘미>는 시간이 갈수록 한층 더해갔다. 선묘각, 부석, 아름드리 나무, 석탑 등 볼 것이 너무 많았다. 주마간산격일지라도 그게 남는 것이다. 추억의 사진도 많이들 남겼다. 오후 5시까지 자유시간을 가지면서 회원들과 얘기도 나누고 기념촬영도 할 수 있어 좋았다. 눈 덮인 경내를 걸어가며 한너울 회원들은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날씨도 풀렸고 눈구경도 했고 문화유산도 꽤 둘러봤으니 저마다 마음이 뿌듯했을 터이다.

 

 

 

 

"언제 다시 부석사에 찾아오면 더 알찬 해설을 해 주겠노라"고 해설사님이 다짐을 했다. 참 고마운 말이다. 무량수전을 품에 안고 대웅전이 봉황산 깊숙히 자리잡은 이곳은 수십번을 다녀온 여행객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국보 0호로 불리워도 손색이 없는 매력을 지닌 명찰이다. 산중 절의 도량으로서 5가지 국보를 간직한 유서깊은 부석사에서 한너울 회원들의 심신도 맑아지고 추억도 남겼다. 이렇게 새해 첫 답사길은 적잖은 수확을 거두고 다시 내려와야 되었다. 입구에서 막걸리와 파전 오뎅을 회원 한 분이 쏘았다. 마산 창원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영화도 보고 피로도 풀었다. 역시 <한너울 우리문화사랑회의 답사길>은 참으로 화기애애했으며 회원들도 정겨워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