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도예전 흙의 향수 일깨워^^

2010. 1. 5. 11:33지역 문화행사 소식/그림이좋아

묘향선생이 웬 도자기 전시회를 한다길래 1월 4일 오후 6시 마산 대우백화점 8층 갤러리에 갔다. 경남겨레하나 마산본부 게시판에 "초청합니다"라고 포스팅돼 있어 회원으로서 축하차 들르게 되었다. <2010 단비도예전>이었는데 흙을 빚어 만든 생활도자기 작품을 공동으로 선보인 행사였다. 문화홀에 사람들이 가득해 생활예술의 인기를 실감케도 하였다. 이영희님 지인들이 꽤 왔고 회원들도 몇 보였다. 흙과 떨어져 팍팍한 도시에 살다 보니 왠지 짚풀, 도자기, 장승, 솟대가 그리워지곤 했던 기억이 났다. 지역에서 심심찮게 전통문화 체험행사가 열리건만 쉽사리 손재주를 익히진 못했다. 언젠가 흙에 살리라는 마음이야 품은 지 오래였건만. 이날 단비도예전이 나에게 새롭게 흙의 향수를 일깨워준 좋은 계기가 되었다.

 

 

 

 

 

 

 

묘향선생의 <전시작품 네 개>가 한켠에 소담스레 놓여져 있었다. 소반, 항아리, 얼굴 등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다음블로그에 사진, 시, 단상을 깜찍하게 올리던 닉네임 홍기님에게 이런 면도 있었구나 싶어 놀랬다. 적어도 몇 달간 공들여 만든 흔적이 엿보였다. 6년 전 이곳에서 전시를 한 이래 처음이라 하는데 그간 많이 바빴나 보았다. 아마츄어라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날 전시된 도예작품들이 수준급 못지 않아 보였다. 어차피 생활도예인 다음에야 프로가 따로 있나 싶었다. 판매는 안된다는 것이었고 사진 촬영도 지인 작품만 가능하단다. 마침 개막행사라서 프로그램이 풍성해 좋았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 보니까 여성들이 대다수고 남성은 딱 한 사람밖에 안 보여 조금 의아해졌다. <생활예술>은 여성의 전유물인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마산 진전면에 자리잡은 단비도예교육관을 애용하는 층이 아마 여성이 많은 것 같았다. 실용적인 도자기류를 만드는 취미생활에 남다른 관심을 갖는 이들이 폭넓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절로 생겨났다. 지역의 예술인을 비롯해 도자기 전문예술인도 본 행사를 축하해주며 도예에 깃든 문양, 흙사랑, 정화기능 등을 언급해 참석자들을 일깨웠다. 그리고 축하공연이 펼쳐졌는데 정말 보기 드문 연주를 접하게 돼 모두가 기뻤다. 아코디언 연주, 톱 연주, 작은 하모니 연주 등은 이날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였다.

 

 

 

갤러리에 울려퍼진 흘러간 옛노래 아코디언연주, 섬 집 아기 포크송, 동백아가씨 톱연주 등을 들으며, 이날 <단비도예전의 실생활예술 면모>를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이만한 예술인들을 초청하기가 쉽지 않을건데 주최측의 열정이 대단하게 와 닿았다. 나는 겨레하나 회원의 작품전을 축하차 보러 갔다가 생활과 접목시킨 문화예술의 또다른 일면을 확인케 돼 수확이 적잖았다. 본래 놀이와 노동이 하나였던 점을 상기한다면, 생활 속의 예술활동이 진짜배기가 아니랴 생각되었다. 물론 수준 차이야 늘상 있기 마련이다. 웹 2.0시대 누구나 웹상에 글, 사진, 영상, 그림, 음악 등을 포스팅하는 추세에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작품이 아마츄어라 해서 폄하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도예전을 이렇게 관심갖고 취재하기는 처음이다. 전문 도예가의 전시회는 몇 차례 가 보긴 했어도 여럿이 어울려 <합동전시회를 열고 개막행사를 펼치는 행사>는 귀했던 것이다. 묘향선생 덕분에 잠재되었던 관심을 불러 일으켜서 좋았다. 생활다기, 어린이 작품 호롱불 사계 등, 길쭉한 물병 등등 각양각색의 도자기들이 정성껏 손으로 빚어져 눈 앞에 놓인 것을 보니 대견스러웠다. 단체 기념사진과 양해를 구하고 출품회원 사진을 약간 찍었다. 블로그 기자라 치고 막 찍은 것인데 다 소중한 추억의 한 페이지라 여기 블로그에 올려놓는다.

 

 

 

 

묘향선생이 <단비도예전 팜플렛>을 하나 주길래 펼쳐보니, "전통문양을 응용"한 전시회라 돼 있었다. 혜정, 예정 두 선생이 활짝 웃는 얼굴로 모시는 글에 큼직하게 써놓은 알림글 제목이다. 김미윤 생활문화예술협회장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언급하며 전통문양을 도자기에 새긴 작품을 애정어리게 평가해 주었다. 또 이경석 공학박사는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라는 제하의 격려사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단비 회원들의 새해를 축복해 주었다. 여러 예술인들의 축사 중에서 도예가 한 분의 "흙을 만지며 인간다운 마음을 얻는다"는 말이 유다르게 느껴졌다. 우연찮게 들르게 된 단비도예전 개막식에서 디카로 사진도 찍고 차려진 음식도 맛보고 반가운 이들도 만났으니 묘향선생에게 감사드려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