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장복산 한바퀴 두르고 보니^^

2009. 12. 1. 06:07산행기/답사·산행·동문

역시 단체산행이 여러모로 유익했다. 산행코스도 그렇지만 경험자가 많아 안전하다. 사실 진해 장복산은 초행길이었다. 마산에서 진해는 가까운 곳이지만, 창원에 비하면 자주 찾는 편이 못된다. 지난 토요일 오전 9시 30분, 진해시민회관에서 마산고무학산악회 50여 동문들이 집결해 <장복산 산행길>에 올랐다. 시민회관 뒷길로 해서 가노라니 온통 편백나무 숲이었다. 70년대부터 심었다 하는데 장복산 전체를 뒤덮고 있어 장관을 연출하였다. 또 산길에 차나무를 심궈 놓아 마음이 흐뭇해졌다. 또 톱밥이 깔린 푹신한 등산로도 이색적이었다. 계곡은 말라 있었지만 제법 길었다.

 

 

 

 

 

 

<산애천 약수터>에서 다리쉼을 하며 물맛을 보니 좋았다. 이날은 날씨가 포근해 두터운 잠바가 별무소용이었다. 장복산은 임도가 도로처럼 나 있어 작전도로같은 인상을 받았다. 터널 윗쪽을 바라보니 산을 내리깎아 철조망을 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곳이 군항이고 군사도시임을 실감케 했다. 저번 태풍때 쓰러진 나무들을 베어다 쌓아놓은 광경도 보였다. 근교산 곳곳이 웰빙 열풍으로 등산로를 공들여 가꿔 놓아 시민 쉼터로서는 제 격이었다.

 

 

 

 

 

 

능선에 올라 진해 시가지와 항구를 보자니 안개가 서려 희미했다. 포근한 기온 탓에 연무가 앞을 가려서 좋은 기회를 놓쳐 아쉬웠다. 하지만 귀한 구경도 없지 않았다. 산불 여파로 생긴 <고사목들>이 제법 서 있었고, 철잊은 진달래도 더러 피어 있었던 것이다. 나에겐 시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맞춤한 풍경이었다. 중간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가 장복산, 덕주봉으로 갈라져 내쳐 올랐다. 산행길 곳곳에서 추억의 사진들을 한컷 남겼다. 그리고 소나무, 편백나무 사진도 놓치지 않았다.

 

 

 

 

 

 

걷기 좋은 <능선길>을 걸어가며 바위, 나무, 억새를 비롯해 창원공단, 진해만 등을 마주하니 산에 오른 보람이 생겼다. 장복산의 절경을 잠깐 만났다 할까. 낮지만 덕주봉 암릉길과 장복산의 조망권은 뛰어났다. 그리고 산 전체가 편백나무 숲을 이루고 있어 색다른 감흥을 주었다. 너른바위에 앉아 바다를 보며 쉬기에도 좋았다. 창원 안민동 예비군훈련장에서 올라오는 아주머니들도 만났다. 능선 중간에 큰바위가 우뚝 서 있는데, 뒷길로 해서 밧줄을 잡고 오르는 코스가 제법 흥미로웠다. 눈이라도 내리면 더욱 스릴 넘치는 길일테지.

 

 

 

 

 

 

중간능선에서 합류해 갈색 참나무, 푸른 소나무가 도열해 선 숲길로 하산케 되었다. 하늘마루정자에서 점심을 먹기로 되었다. 내려서니 임도가 죽 펼쳐져 있었다. 포장길이었지만 걷기에 괜찮았다. 시간만 넉넉했으면 장복산 정상, 덕주봉 정상을 다 불러보고 거기에서 한 시간쯤 쉬다 내려왔을 건데 단체산행이라 일정에 맞춰야 되었다. 나야 중간 능선길의 <풍경 사진>을 놓칠새라 느리게 걷는 편이라 굳이 정상까지 못 가도 좋았다. 마산고무학산악회 회원들의 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무학산, 비음산, 천주산, 팔용산, 장복산...등 마산 근교산 산행을 하며 모두에게 적잖은 도움이 되었을 터이다. 산행기를 홍보부장 말고는 잘 남기지 않는 게 아쉽긴 하지만.

 

 

 

 

 

 

<하늘마루정자>에서 점심을 먹고 추억의 기념사진을 남겼다. 온손도손 모여 앉아 새참을 먹는데 주 메뉴를 살펴보니 김밥, 두부초밥, 막걸리, 매실주, 족발 등이었고 맛나게 다들 나눠먹었다. 특히 산중에서 마신 매실주 맛이 독특해 인상깊었다. 서총무가 정성들여 가져온 술이었는데 나중에 내려오다 보니 좀 취하였다. 이날 25회, 36회가 최다 참가를 해 무학산악회를 빛내주었다. 앞으로 상품권이라도 시상하는게 어떨지.

 

 

 

 

 

 

 

진해시민회관- 산림욕장- 임도- 약수터- 정자- 장복산, 덕주봉- 임도- 하늘마루정자 - 임도- 진흥사- 시민회관 코스로 <원점회귀 산행>을 한 이날 장복산 정기산행은 순조로웠다. 다만 안개땜에 진해만을 조망하지 못한 게 서운했지만. 임도를  타고 내려오는 길에 진흥사 절이 있었는데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다. 조계종 사찰이었는데 산중턱에 자리해 운치가 있었다. 절길 아래는 온통 편백숲이라 산림욕이 절로 되었다. 아까 마신 술 탓인지 취기가 올라 뒷풀이를 그만 놓쳤다. 조각공원과 여성행사에 잠시 들렀다가 장복산을 뒤로 한 채 마산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