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마을 할매할배 릴레이 1인시위 욕봅니더^^

2009. 8. 18. 03:26더불어 사는 세상/시민사회

정말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마산시청 앞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1인시위 광경을 접하게 되었다. STX조선기자재 공장 유치반대 수정마을 할매할배의 의연한 침묵항의였다. 마산시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몰고온 수정마을 주민들의 찬반대립은 익히 알려져 있다. <반대주민대책위>의 그간 경과는 천주교 마산교구청 천막농성, 마산시청 앞 집회, STX본사 상경집회, 시국기도회, 촛불문화제 등 주민행동으로 전국의 언론에 상세히 소개된 바 있다.

 

이들의 요구는 수정마을을 그대로 두든가 아니면 무공해공장을 유치하든가로 알고 있다. 웬만한 시민들도 오만한 독선행정으로 인해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는 것을 누누히 강조한다. 지역경제 살리기 효과도 뻥튀기 되었다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항간의 우려라든지 반대주민측의 요구는 묵살한 채 행정절차를 강행하고 있으니, 이에 맞서 온종일 <릴레이 1인시위>를 펼치는 수정마을 할매할배의 굳센 결의 앞에서 고개가 절로 숙여지지 않을 수 없었다.

 

 

 ▲수정마을 고향땅의 생존권과 환경권이 달린 문제였다

 

 ▲피켓에 쓰여진 외침이 너무나 절절했다

 

 

벌써 한 달 넘게 주민들이 순번제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슬픈 마산의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짧은 시간 얘기를 들어보고, "고생많십니더~ 힘내이소!" 라며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지만 영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블로그에라도 심정을 토로해야지만 부담감이 한결 덜할 것 같았다. 침묵하는 시민으로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위 사진을 보니 시청 전광판에 큼지막히 박힌 <부마민주항쟁>이란 글귀가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그리고 저기 <시청광장>을 보고 있자니 그곳이 마산시민의 열린 광장인지 닫힌 광장인지 답답한 심정을 어쩔 수 없었다. 이쁘게 가꿔놓은 꽃동산과 대형화분이 들어서게 된 연유가 생각났기에 말이다. 얼핏 요새 광화문광장을 연상케도 되었다. 걸핏하면 경찰병력으로 시민들의 정당한 의사표현과 1인시위마저 억압하는 MB독재의 횡포였다. 한여름밤의 음악회를 열어도 좋을 마산시청 광장의 저 화려한 듯한 꽃치장은 어쩌면 시청비정규직, 주민집회 등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쳐진 장막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수정마을 할매할배의 릴레이 1인시위>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고 털어놓고 싶다.

 

 

꽃동산 그 자리에 마산시립예술단노조의 천막농성, 시청비정규직의 집회.. 광경이 눈에 선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