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29. 02:09ㆍ산행기/답사·산행·동문
7월 26일 일요일 아침 7시 마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한너울우리문화사랑회> 회원들과 함양 답사길에 올랐다. 왕구상 회장의 배려 덕분에 예전 답사회원들을 다시 만나게 돼 반가웠다. 지리산과 맞닿은 함양땅을 밟는다는 게 나로서는 가슴설레는 일이었다. 마산 창원의 근교산과 달리 산세가 웅장한 그곳으로 한참 차를 달려 벽송사 서암정사에 다다랐다. 한국전쟁때 빨치산 야전병원이었다는 <벽송사>는 당시 불타고 지금은 새 절이 들어섰는데, 이날은 마침 스님들이 참선정진 중이었다. 깊은 골 높은 산 중턱에 자리잡은 벽송사는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비원이 서려 있었다. 답사회원들은 3층 석탑과 목장승 그리고 천년묵은 두 소나무를 두루 둘러보며 설명도 듣고 또 카메라에 담았다.
벽송사를 나와 곧장 <서암정사>로 들어섰다. 원래 부속암자였는데 벽송사보다 여기를 많이 찾는 추세라 한다. 무수히 죽어간 지리산의 원혼들을 위로하는 불사를 40여 년째 진행하고 있다니 놀라웠다. 우리 겨레의 비원이 굽이굽이 서려 있는 지리산 칠선계곡 하류의 사찰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암굴불상으로 유명한 이 절은 석굴암에 못지 않은 불상조각들이 회원들의 발걸음을 오래 머물게 만들었다. 답사회 왕회장의 자상한 해설이 곁들여져 이해가 한결 수월했다. 석불상 중 호랑이를 탄 산신령도 만났다. 오전부터 관광객들이 밀려들기 시작할 정도로 함양의 명소였다.
다음 일정은 <함양 산삼축제장>이었는데 짧게 보고 나왔다. 점심때가 훨씬 지난 탓이기도 했지만, 농월정 거연정 정자를 답사하려면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었다. 상림숲에 담긴 고운 최치원, 연암 박지원 당시 함양군수의 치적을 헤아려 보니 위민행정의 진수를 접한 듯하였다. 관광객들이 꽤 많이 방문하고 있었다. 마라톤대회장, 산삼돼지 시식, 산삼박물관 코너 등을 거쳐 돌아나왔는데, 행사에 적잖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해 좀더 속속들이 못본 게 아쉬웠다.
그리고 오도재를 굽이돌아 <농월정, 거연정> 정자를 둘러보러 출발했다. 황석산 아래 계곡물에 발 담그는 탁족식도 치르기로 되었다. 여기서 점심도 먹고 물놀이도 할 작정이었다. 거연정 휴게소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는데 한짐이었다. 사연인즉 이번 한너울 답사는 휴가를 겸해 걸찍하게 판을 벌리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닭백숙, 빵굽기, 탈의실, 대형천막, 물놀이기구 등을 계곡으로 옮기느라 다들 힘깨나 썼다. 홈플러스에서 답사길에 협찬도 해주었다니 고맙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신났다. 우람한 바위들이 떡 놓인 <거연정 계곡>은 참으로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고 있었다. 물가에 황석산성 흔적도 보여 이곳이 요새의 관문인 듯도 싶었다. 한너울 집행부가 사전답사까지 했다니 그 열정이 새삼 부럽게 느껴졌다.
거연정 계곡에서 닭백숙 점심을 함께 맛나게 먹고 난 뒤, 발도 담그고 물놀이도 즐기며 정말 신나게 놀았다. 1급수라 다슬기를 보니 반가웠다. <한너울우리문화사랑회> 플랑카드도 천막에 다니 답사모임이 가슴 뿌듯해졌다. 회원들에게 대단한 자부심을 안겨준 함양답사였던 것이다. 물론 이날이 있기까지 준비에 만전을 기한 집행부 회원들의 노고 덕택이긴 하지만.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은 쉼없이 물놀이를 하며 다슬기도 잡고 수박화채도 먹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자연체험 학습이 따로 없다"는 말이 터져나왔다.
마지막 일정으로 <거연정 정자>를 답사키로 하였다. 농월정은 불타버려 없어졌다니 아쉽기 그지없었다. 함양군에서 복원사업을 펼쳐 주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모든 책자에는 "농월정"이 함양의 대표 정자라고 소개되어 있는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자는 단순한 유흥장소가 아니라 선비들의 토론공간이자 휴식공간이기도 했기에 빼어난 건축미와 함께 주목할 만한 답사거리인 것이다. 회원들은 이곳에서 단체촬영을 찰칵 하고 함양답사 추억을 남겼다. 이번 한너울 답사길은 모두에게 값진 성과를 남겼다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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