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손잡고 희망의 새해를!" 송년회를 생각하며

2004. 12. 23. 04:48더불어 사는 세상/시민사회

통영 중심가에서 할머니 여섯분(한분은 건강상....)을 모시고 송년의 밤을 보냈다.
전쟁과 여성인권은 너무나 절박한 지구촌의 과제이며 정신대 문제는 미해결상태다.
해방 59년 연말에 경남의 항구도시에서 조촐하지만 뜻깊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할머니들 모시느라 차량도 변변찮은 마당에 자원봉사자분들~ 정말 존경스럽다.
통영거제시민모임은 7년간 꾸준히 할머니들을 만나고 보살피면서 3년전 발족했다.
나라를 잃은 탓에 조선의 꽃다운 누이들이 일제의 야만적 폭력에 희생양이 되었다.
한국정부도 외면한 참혹한 과거사를 정대협과 시민들이 떨쳐나서 행동하고 있다.

그동안 송도자회장님과 실무진 회원들 자원봉사자들이 물심양면으로 애 많이 썼다.
통영에서 마산,서울 등지로 번져가는 분노의 행진은 정대협을 강화시키고 있다.
남북한,아시아,그리고 일본,미국 내 양심세력까지 아울러 국제연대를 이루어냈다.

"우리가 왜 부끄러워 해야 하나.못난 조국이 부끄러워 해야 되지."란 당당한 외침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히 울려오는 당대에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3시간 여 진행된 송년행사 한마당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1부 영상물,통영여고 사물놀이,학생들 춤판,송회장 경과보고,설장고,,기쁜 선물답지,
2부 시낭송,풍물,민요 그리고 할머니들의 민요,아리랑은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다.
3부 촛불을 밝히고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노래하며 정대협의 승리를 기원하였다.
열악한 시민단체의 형편을 과감히 뛰어넘고 우리 모두는 해방 60년을 맞을 것이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들을 안전하게 모실 차량 한대라도 있었으면..."하고 말끝을
흐리는 송회장님의 그 심정이 가슴아프게 와 닿는 서글픈 현실을 극복해 내야 한다.
서울 위주의 정대협 지원을 과감히 소외된 지역 할머니들께로 돌려야 할 때이다.

정말 소중한 만남의 시간,누구나 가슴에 안아야 할 '못다 핀 꽃'의 통곡은 계속된다.
아쉬운 것은 지역의 그 많은 방송,신문,인터넷언론조차 관심이 소홀했다는 점이다.
다양한 사안들이 숨가쁘게 돌아가지만 적어도 이 행사는 취재했어야 되지 않은가.

그러나 작은 물줄기가 모여 민족자주의 바다로 흐른다고 확신하기에 기죽지 않는다.
지금 병석에서 신음하는 할머니들이 "반드시 일제의 만행을 응징해달라" 당부한다.
"2백년 살아라 살아서 일제를 무릎꿇게 하라"며 유언을 남긴 매서운 분노가 사무친다.
아무쪼록 통영거제시민모임이 새해에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자.

"힘내세요 할머니!"..이 한마디에 남,북,해외 7천만 겨레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