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교육현실과 대학입시 초청강연을 듣고^^

2007. 7. 21. 02:54더불어 사는 세상/시민사회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


2007년 7월 19일 목요일 오후 7시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 도민일보 독자모임 주최로 이철호 <학벌없는 사회> 정책위원장을 초청하여 <한국사회 교육현실과 대학입시>를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다. 장맛비가 내린 탓인지 참석자 수는 많지 않았지만, 입시위주 교육현실의 실상을 꼬집는 의미심장한 내용이어서 분위기가 꽤 진지했다. 교사, 학부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아는 얼글들이 대다수였다. <학벌없는 사회>란 단체 명칭도 인상깊었고, 이철호 선생의 강연도 일품이었다. 황톳빛 우리옷 차림새며 강의 품새가 국어교사로서 제 격이었다.

 

민주화운동 20년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입시현실의 면면을 예리하게 지적했다는 생각이다. 그는 강연에서 특목고, 귀족학교, 국제학교 등 자본의 논리로 차별을 극대화하는 학벌사회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교육공공성의 상실>이란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를 새삼 실감케 만들었다. 조기유학, 이민 광풍도 국내 학벌획득을 위한 우회로에 다름아니라고 지적하였다. 교육이념이 부재한 불행한 역사를 되돌아보며 사회 지배이데올로기가 돈과 학벌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을 개탄해 마지 않았다. 살인적 입시경쟁이 사회문제화되지 않고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학벌사회의 잔인한 비극>은 교육개방, 시장화, 영리산업화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한미FTA 협상>의 교육쟁점인 초중등개방과 테스팅시스템개방 문제는 이미 다양한 경로로 개방되었다고 분석하며, 미국교육에 종속된 SAT시험제도 등을 꼬집었다. 외국의 교육프로그램을 창조적으로 도입하기보다 미국대학 진학방편으로 국내에서 응시가능한 테스팅시스템은 한국인의 문화인식에도 문제가 많다는 거였다. 정부의 9차교육과정이 영어중심의 재편이란 점은 충격적이었다. 영어시험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의 실상은 점수화, 등급화를 매겨 자본의 서열경쟁을 부추기는 것이었다. <2008 대입제도>인 내신- 상대평가 9등급, 수능- 과목별 9등급, 대학별 전형다양화는 "대학이 알아서 뽑는다"는 식에 지나지 않고, 3不인 고교등급, 기부금입학, 본고사는 쟁점사항이었다. 이른바 <서울대 논술>에 대해 그는 준비된 학생들을 위한 절차이고 학벌획득 통과 방편이라고 지적하였다.

 

대입제도가 3년 주기로 바뀌는 상황에서 이번 초청강연을 들으면서, 한국사회의 교육현실이 <차별의 대물림> <불평등의 심화>를 가져오는 학벌사회란 점을 인식하게 된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이철호선생은 강연 말미에서 한국사회 교육현실을 바로잡을 대안으로서 <국공립대 평준화>를 제시하였다. 민주노동당, 전교조 등에서 이미 제시한 교육해법이었고 달리 대안이 없다는 거였다. 뒷풀이 자리에서 교사들과 토론이 이어졌는데 당면한 교육현실과 학생들에 관해 얘기를 주고받았다. 8년 전에 발족한 <학벌없는 사회>란 시민사회단체의 매력을 경남 마산에서 접하게 돼 유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