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일할 권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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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그녀는 왜 실종되었나
택배기사 그녀는 왜 실종되었나 속절없이 사람들이 죽어간다어제는 화재 오늘은 수해하우스도 논밭도 물에 잠겨 버린극한호우에 무너지는 삶들온나라가 아우성이어라 폭우 속에서 불어난 하천을건너야 했던 택배기사작업중지권도 없는 노동자그만 물살에 휩쓸렸는가그녀는 왜 택배배송을중단하지 못한 채 실종되었나 “오늘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배송을 못할 것 같아.”동료에게 보낸 마지막 한마디가우리를 슬프게 하는구나특수고용노동자는 산안법도규정도 없는 신세였던가 그놈의 물류량이 줄지 않으면폭우 폭설 태풍이 올 때도로켓배송을 멈출 수 없다네폭우에 휩쓸려도 배송하라는악랄한 자본 잔인한 여름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소리쳐 봐도 응답없는헬조선의 노동일을 어찌하랴해마다 되풀이되는 재해여기저기 피해 소식이 아프다
2024.07.11 -
그렇게 너는 가고 말았구나
그렇게 너는 가고 말았구나 예기치 못했던 죽음들이 숱하게 스쳐간다 이내 가슴 속의 폭풍은 언제 멎으려나 슬픔은 쌓여만 가는데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에서 20대 하청노동자가 폭발사고로 숨졌단다 한창 일하고 사랑할 나이 짧은 생이 안타까워라 산재공화국 죽음의 행렬은 오늘도 계속된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그 어디에도 없는가 이름도 없이 쓰러져 갔던 노동자 그 얼마인가 중대재해법 솜방망이 처벌 유족들은 통곡한다 어디 조선소 일터뿐이랴 모두가 산재 속에 산다 간다는 말도 없이 그렇게 너는 가고 말았구나 이제는 산재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시라 비노라
2024.01.12 -
안전한 일터 그날은 언제쯤일까
안전한 일터 그날은 언제쯤일까 김씨는 일용직 건설노동자였다 70대 나이라면 한창 손자들 재롱 볼 때인데도 노가다 일을 멈출 수 없었던 한 가정의 가장인 그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은 채 상가 외벽 작업하다 사다리에서 추락사했다는 슬픈 소식 앞에서 비통한 심정이 솟구친다 어제는 아버지가 떨어지고 오늘은 아들이 떨어지는 참담한 건설 현장은 왜 안전불감증에 빠져 버렸나 산안법 재해법 있으면 뭐하나 사람이 죽고 나서 꽃도 십자가도 없이 쓸쓸히 우리 곁을 떠나간 건설노동자들 그 얼마였던가 안전장비만 착용했어도 막을 수 있었을 산업재해들 토건족의 탐욕 탓인가 돈보다 생명 안전한 일터 죽지 않고 일할 권리는 이다지도 멀기만 하단 말인가 한번쯤 마주쳤을 이웃인 한 일용직 노동자의 영전에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절하노라
2023.10.25 -
누가 독이고 국민 등골 빼먹나
누가 독이고 국민 등골 빼먹나 돌아보면 하 많고 많거늘 선진조국 미명 아래 속절없이 죽어간 이 땅의 건설노동자들 일한 대우는 못해줄 망정 이제 와서 조폭이니 독이니 막말을 쏟는가 토건족 정경유착 비리는 놔 둔 채 노동자들에게 극혐발언 일삼는 정부당국은 정녕 모르는가 안전한 현장 고용 안정 이 모두 노조 활동 덕분에 청년들이 정착한다건만 누가 그들을 노예상태로 되돌리려 하는가 온갖 불법행위 장벽을 하나씩 깨부수는 건설노조의 단체협약은 청년들의 희망이다 격한 분노의 행진이여 대체 정부는 무엇을 했나 탄압 규탄 정권 심판 구호를 외치는 건설노동자들의 결의를 똑똑히 보아라 건설노동자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2023.02.19 -
누가 사 먹을까 피묻은 빵
누가 사 먹을까 피묻은 빵 오늘밤 꿈에 또 볼까 나는 왠지 두려워지네 저 SPC 파리바케트 피묻은 목숨빵 20대 제빵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뉴스에 참담한 슬픔이어라 2인 1조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은 일터 근로조건 개선 농성에도 40일 단식투쟁에도 노조와 대화 요구에도 끝내 외면하더니 터질 게 터진 것인가 해피포인트 자르고 불매운동 나서는 시민들 분노가 끓는구나 중대재해처벌법 있은들 여기저기 죽어가는 이 땅 일하는 사람들 어디 파리바케트뿐이랴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할 수밖에 더이상 피눈물을 흘리는 죽음의 행렬을 멈추라 하얀 국화꽃 한송이 바치며 산재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 기원하여라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