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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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초파일을 맞는 내 마음
사월 초파일을 맞는 내 마음 석탄일이면 또 한 살 먹고 광주항쟁때 20대가 어느새 60대 나이구나 가톨릭에선 축하 현수막이 교구청에 내걸리고 불자들은 절집을 찾지 연등행렬은 코로나 탓에 조촐한 행사로 치르고 난 생일밥을 마주하겠지 불교적폐와 맞서자던 4대결사 정진 맹세 정의와 환경생명을 위하여 소신공양한 스님들 오늘따라 그리워져라 부처의 한국이 되지 말고 한국의 부처가 되라 일갈한 신채호선생의 말이 새삼 아쉬워지는 날 대승의 자비와 실천은 이 땅에 살아 있는가 한번쯤 물어보고 싶어라 내 마음 속의 부처 참된 깨달음의 길이란 고난 속에 핀 연꽃이어라
2021.05.19 -
동네 뒷산 산길을 오르다가
동네 뒷산 산길을 오르다가 절집 가에 개나리가 피었네 오랫만에 보는 봄꽃이 스쳐 지나간 인연을 떠올려 자못 안쓰러워라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는 빈집 하나 얻는 것도 인연이 닿아야 성사되는 것 일감도 사랑도 그렇더라 투쟁으로 하루를 열었던 저 80년대 격동의 시절 안정된 직업조차 마다한 채 민주화 혼불을 태웠어라 잠깐 만나고 헤어졌던 이들 돌아보면 인연이었거늘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새삼 안부를 묻고 싶어라
2021.03.14 -
내 마음의 푸른 산
내 마음의 푸른 산 간밤의 비 갠 후 서원곡에서 마주친 정든 산빛이여 못 잊을 어머니의 얼굴처럼 포근히 안겨라 늘 대하는 무학산 5월광주 직후 돌아온 나를 반겨주었지 사월 초파일날 절집도 찾아가지 못했지만 산중도량 품어 준 고향의 산 그리운 내 사랑이어라
2011.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