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진 세월(3)
-
남파공작원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남파공작원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그녀에겐 녹슬은 해방구도 없었다 "저는 98살 남파공작원입니다" 1957년 남파 1958년 체포 불법구금 고문 사형 무기징역 전향 1979년 가석방 모진 세월이여 간첩죄도 간첩방조죄도 없었다 창살 속에 갇혀 지냈던 장기수 그 고통을 뉘라서 알랴 강산이 6번도 더 바뀐 지금 재심을 청구한 남파공작원 엄씨 분단시대의 상처꽃이어라 그녀에게 재심을 허하라 진영논리 대신 무죄 선고를 하라 이름없이 빛도 없이 조용히 봉사하며 삶을 마무리하려 했던 엄씨가 재심에 나선 이유란 “저와의 만남 때문에 고문을 받고 자백한 그분들의 명예는 지금이라도 회복돼야 합니다" 한 가지 책임감 때문이었다 무기징역형 확정 63년 만 가석방 44년 만 그녀의 재심 청구가 빛을 발하기를 간절히 두손모아 기도..
2023.12.07 -
겨울동백은 내 가슴에 피고
겨울동백은 내 가슴에 피고 남도의 겨울 동백꽃은 뉘 가슴에 피는가 마산형무소 옆에도 소녀상 옆에도 거제 여수 섬에도 피울음 삼키며 붉게 피었단 말인가 행여 겨울꽃을 만나면 아름답단 말 대신에 모진 세월을 부대껴 온 삶들을 한번쯤 떠올려 보아라 겨울 동백꽃이 왜 시대의 촛불처..
2019.01.17 -
노동자의 영원한 어머니
노동자의 영원한 어머니 한 시대가 저무는가 처절했던 70년대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그날 이후 노동자의 영원한 어머니였던 이소선 여사가 이제 아들 곁으로 쉬러 떠난다 노동자가 부르면 언제나 달려간 따스했던 어머니가 동지들 곁을 떠난다 그 얼마나 모진 세월이었으랴 노동자는 하나다 정규직이..
2011.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