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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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와 나는 하나다란 심정으로
동지와 나는 하나다란 심정으로 우린 기억한다 과로사로 숨져간 택배노동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일상 잇따르는 비극 앞에서 어찌 외면만 할 수 있으랴 택배없는 날도 쉬지 못한 채 모두가 잠든 새벽 문 앞에 로켓배송을 하는 쿠팡노동자 고된 하루의 노동일을 과연 그 누가 알아 주랴 집사람도 매번 이용하는데 대우가 이럴 줄이야 우린 모르고 지내왔구나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 자본은 재계서열 45위 고객 2천만 매출 7.6조 영업이익 1940억 TV 쇼핑몰을 앞지르는 공격경영 최대실적이라건만 폭염 속에 구슬땀 흘린 노동자를 홀대한단 말인가 노조조끼 입고 일하는 택배노조가 달갑지 않은 건가 한달 넘게 배송일 못하게 노동탄압을 한단 말인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쿠팡본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여는 쿠팡지회 노동자들..
2023.08.18 -
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귀뚜라미가 울어 쌓는 밤 동네텃밭 담벼락에 여주가 노랗게 달렸구나 씨뿌린 작물은 저렇게 잘도 여물어가건만 잔인한 올여름을 지나 우린 가을로 접어드는가 폭우에 패인 상채기들 채 아물기도 전에 추석 명절은 다가오는데 코로나 재유행 기상이변 속에서 걱정이 태산인 사람들 쓰라린 심정을 그 누가 알아주려나 먹고 사는 일에 부대끼며 아픈 몸 이끌고 오늘도 생활전선으로 나가는 소상공인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 흘린 땀방울이 빛나는 세상은 언제일까 갈라진 산천 곳곳에 성난 아우성소리 잠 못 이루는 밤을 울리네
2022.08.13 -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여름 주말이라 쉬고 싶은데 저녁이 있는 삶도 여행갈 엄두도 못내고 토요일 흙의 날을 맞는가 호미 챙겨 작은 텃밭이라도 일구면 좋으련만 꽃도 사람도 인연도 가꾸지 않으면 시들해지지 인생살이도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거늘 브레이크 없는 검찰공화국 어찌 두고볼 것인가 참 힘든 세월이 닥쳤구나 더 고단해질 노동일 보수양당 틈새에서 진보의 목소리는 어디에 산 들 바다로 떠나는 계절 물놀이장도 붐비건만 우린 거리로 간다 죽지 않고 살기 위하여
2022.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