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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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것은 은행잎뿐 아니다
떨어지는 것은 은행잎뿐 아니다 불금인데 초겨울 찬바람에 은행잎이 흩날리는 불종거리에 봄날은 언제쯤일까 마수도 못했다는 노래방 요즘 장사가 어떠냐 물으니 엑스자를 긋는 과일상 물가가 높아 쓸 돈이 없고 시내엘 나오질 않는다는 술집거리 오동동에도 체감경기가 얼어붙었구나 코로나 때보다 어렵다는 말이 아프게 들려오는 전통시장 가을아 가지 마라고 애타게 부르던 소리도 바람결에 사라져 버렸는가 가스 전기 난방비 대책도 민생경제 예산확충도 삭감밖에 없는 윤석열 정부 노동자 농민 소상공인 서민 도시빈민 올 겨울 나기는 한숨과 분노뿐이어라 장사하느라 빚만 쌓여간다는 자영업자들 심정을 뉘라서 어루만져 줄 것인가 사람사는 세상은 멀고 촛불민심은 타오르는구나
2023.11.25 -
동네 김장하는 날 풍경 하나
동네 김장하는 날 풍경 하나 새벽길에 비는 내리고 계절은 겨울이건만 우리집 김장은 언제쯤 할까 저쪽 윗동네는 한데 어울려 김장나눔 행사도 열었다는데 이제 겨울나기 채비를 서두를 때가 됐지 낮엔 건설노동자로 일하고 틈틈이 동네청소랑 궂은 일 마다않는 아줌마 노동의 땀방울이 빛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 뚜벅뚜벅 한길을 가는 진보당 일꾼 한 사람 소중히 다가오는 오늘이어라 코로나 독감 유행에 조류독감에 돼지열병에다 월급빼고 다 오른 3고시대 물가고까지 겹쳐 힘들어질 올겨울 나무들도 잎들 떨구며 노동의 대지에 뿌리내리고 새봄을 기다리련만 8시간 노동 저녁이 있는 삶도 정치가 있는 삶도 없이 한파와 맞닥뜨리는 사람들 그늘진 이웃들의 삶을 과연 누가 책임지겠는가 김장나눔 저 손길이 희망을 밝히는 촛불이었으면 ..
2022.11.23 -
더불어삶을 위하여
더불어삶을 위하여 겨울나기 힘든 것은 없는 살림들뿐 아니다 저 산중 길냥이도 도시의 길냥이도 얼어죽고 굶어죽고 아파 죽지 않기 위하여 몸부림을 친다 누군가 먹이를 줘야 공존할 수 있거늘 무심한 사람들 물 한컵도 인색하다 거리를 떠도는 이들도 급식소가 없다면 코로나시대를 어찌 넘기겠는가 복지가 살피지 못하는 사각지대 여전하다 오늘 또 홈리스가 오늘 또 길냥이가 우리 곁에서 사라져도 슬퍼할 마음 하나 공동체만큼 귀해졌다 살아 남거라 손길 내미는 이웃들 캣맘들 덕분에 함께 겨울을 난다
2022.01.22 -
초승달이 슬퍼 보이는 날
초승달이 슬퍼 보이는 날 밤 9시가 되면 텅 비는 오동동 술집거리 마법같은 거리두기 문화광장 위에 새벽 초승달이 유난스레 내 발걸음을 붙드네 저마다 최악의 겨울나기 언제쯤 끝날 것인가 가슴졸이는 사람들 방콕도 지쳐가고 650만 자영업자 시름은 깊어만 가는구나 한파 속 앙상한 가지로 버티는 저 겨울나무 이내 마음 같아라 3차 선별 재난지원금 임대료 세금 제하면 별 도움이 안된다는데 숱한 사각지대 이웃들은 어찌할 것인가 오늘 하루도 공치고 하릴없이 보내는 답답한 나날에 초승달이 슬퍼 보여라
2021.01.10 -
시인의 흔적을 시로 남기며
시인의 흔적을 시로 남기며 허리에 파스 한 장 붙이고서 눕다 배낭이 무거운 탓인가 도심 속 유랑 중 빌딩에서 모텔로 시인 거처를 옮기고 침대에 잠시 쉬니 어깨 허리 모두 아픈갑다 깊은 산에서 비박하듯 침낭 하나로 겨울을 버텼댔는데 이제 조금 낫다 지금도 고공철탑에서 국회 담벼..
2012.11.30 -
아리랑고개를 넘는 사람들
아리랑고개를 넘는 사람들 혹독한 시절이 찾아왔다 MB정권 8개월만에 된서리 맞은 대한민국 IMF 악몽은 다시 살아나 몸도 마음도 옥죄며 우리를 절망케 하는가 중산층마저 몰락해 버리고 부자만 살기 좋은 세상 당장 겨울나기가 겁나네 뭉쳐 싸울 수밖에 없다는 말 한마디가 내 가슴에 사무치게 박혀오..
2008.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