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시인(4)
-
그 누가 보라고 예서 피던가
그 누가 보라고 예서 피던가 비내리는 텃밭가에 피어난도라지꽃이 반가워라장마철 극한기후 다 이겨내고노동의 대지 위에보랏빛 꽃을 키워냈구나이른 아침에 문을 열면마주치는 환한 얼굴보기만 해도 좋은 텃밭 하나상추 깻잎 3배 오른물가고에 우린 길러 먹으니소소한 행복 아니랴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가난한 시인에게그 누가 보라고 예서 피던가심심산골 아니어도작은 텃밭에 뿌리내린 꽃오미란의 예술영화도라지꽃 노래가 들려오는 듯잘나도 못나도자기 고향이 제일인 것처럼억센 삶 도라지꽃이어라
2024.07.18 -
또 한번의 겨울을 맞이하며
또 한번의 겨울을 맞이하며 추워진다 한파다 몸도 마음도 내 가슴은 뜨겁지만 찬바람이 세다 담벼락 아래 꽃나무도 마지막 잎새만 남긴 채 버틴다 겨울을 나기 위하여 빈 가지로 선 모습이 대견하다 하긴 난들 어쩌랴 빈 손일지라도 온몸으로 부딪칠 수밖에 첫 눈 내리는 날 가난한 시인..
2014.11.13 -
빗 속에 남모를 사랑을 그리며
빗 속에 남모를 사랑을 그리며 불종거리에 비는 내리고 술 한잔 마신 해당화 그녀를 사랑해도 될까 내 시집을 사 읽고 눈물 흘렸다는 착한 여자 끼니를 꼭 챙기라며 반찬거리도 만들어 준 맘씨 고운 사람 차이야 꽤 나지만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온 풋풋한 그 순..
2014.03.13 -
더불어숲이 되어 살고 싶다
더불어숲이 되어 살고 싶다 나에겐 만남이 희망이다 촛불문화제에서 노동자 시민들과 함께 노래부르며 외치든 교교 동기들과 어울려 밥술을 먹든 마창지역 지인들과 커피 한잔 나누든 행사나 모임이 있거나 전화라도 받으면 아프지 않은 날은 카메라를 메고 간다 업무상 용무이건 뭐든 간에 나를 필..
201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