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다시 겨울 속의 봄(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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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는 왜 물류를 멈췄는가
화물차는 왜 물류를 멈췄는가 한파가 닥친 일요일 새벽녘 가포신항도 멈췄다 안전운임제를 멈추면 대한민국의 물류가 멈추거늘 합의를 어긴 정부 여당 민생경제는 자본 편일 뿐 불법 운운 업무개시명령 발동 엄포만 때리는구나 기름값 폭등 물가 폭등에 벼랑 끝에 내몰린 화물노동자 국민안전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하여 나선 길 총파업의 깃발을 올렸어라 강대강 대결의 시간 긴장된 농성장 바리케이트 경찰 병력도 대기 중 흩어지면 죽는다 흔들려도 우린 죽는다 울려퍼지던 파업가에 사무친 노랫말이 비장하여라 더 이상 죽음과 고통을 연료로 화물차를 움직일 수 없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절박한 외침을 새겨 들으라
2022.11.27 -
도시빈민을 더이상 죽이지 말라
도시빈민을 더이상 죽이지 말라 도시의 그늘 비극은 계속된다 오늘은 서울 신촌에서 허울뿐인 복지 사각지대 발굴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쌀 2인분 믹스커피가 전부였던 원룸에선 세금고지서만 쌓여 우리를 울리는구나 뒷북치는 위기가구 대책마저 소용없이 죽어간 어머니와 딸의 비보를 접하고 국가의 존재이유를 묻는다 도시빈민 가난한 사람들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 억울한 죽음은 되풀이된다 송파 세 모녀랑 수원 세 모녀랑 슬픈 소식이 엊그제인데 또다시 뉴스 자막에 흐르는 서대문구 모녀의 죽음 내일은 어디에서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날 일가족이 생길지 몰라 생계마저 단속받는 노점상들 빚내서 버티는 소상공인들 병들고 돌봐줄 이 없는 노인들 돌봄도 버림받는 장애인들 일자리잃은 청년들 노동자들 벼랑 끝에 선 삶들을 더이상 방치하..
2022.11.25 -
동네 김장하는 날 풍경 하나
동네 김장하는 날 풍경 하나 새벽길에 비는 내리고 계절은 겨울이건만 우리집 김장은 언제쯤 할까 저쪽 윗동네는 한데 어울려 김장나눔 행사도 열었다는데 이제 겨울나기 채비를 서두를 때가 됐지 낮엔 건설노동자로 일하고 틈틈이 동네청소랑 궂은 일 마다않는 아줌마 노동의 땀방울이 빛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 뚜벅뚜벅 한길을 가는 진보당 일꾼 한 사람 소중히 다가오는 오늘이어라 코로나 독감 유행에 조류독감에 돼지열병에다 월급빼고 다 오른 3고시대 물가고까지 겹쳐 힘들어질 올겨울 나무들도 잎들 떨구며 노동의 대지에 뿌리내리고 새봄을 기다리련만 8시간 노동 저녁이 있는 삶도 정치가 있는 삶도 없이 한파와 맞닥뜨리는 사람들 그늘진 이웃들의 삶을 과연 누가 책임지겠는가 김장나눔 저 손길이 희망을 밝히는 촛불이었으면 ..
2022.11.23 -
이 산하에 산국은 피었는데
이 산하에 산국은 피었는데 서릿발 맞으며 피는 꽃 지리산 숲속에서 만난 산국 통일의 꽃넋인 듯 애처롭게도 피었구나 갈라진 산천의 상처꽃들 통곡의 세월을 내게 일깨워 주는가 한국전쟁 이후 69년이 흘러 이제 핵에는 핵으로 강대 강 대결을 선언하는 북한의 화성-17 ICBM 발사장면을 보면서 죽음의 백조가 재출격하는 한반도의 살풍경이 자칫 핵 전쟁터가 될까 봐 불안한 시국이어라 혹독한 겨울은 시작되었는가 겨레의 운명이 걸린 위태로운 정세 앞에서 평화의 길은 멀기만 한가 이 산하에 산국은 피었는데 내 마음의 봄날은 언제 올지 기약없어라
2022.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