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함께 맞는 비(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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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유장근 사학자의 영전에
고 유장근 사학자의 영전에 그저께만 해도 페북으로 소식을 접했더랬는데 슬픈 부고가 올라왔구나 민주화교수협 1세대 유장근 경남대 사학과 교수 지역사 연구에 열정을 쏟은 마산을 사랑한 사학자 그가 우리 곁을 떠나다니 가쁜 숨 몰아쉬며 올랐던 뒷산에서 바라본 진동바다 비오는 날 생선 과일을 샀다던 신마산 번개시장 그의 발자취는 또렷하건만 세월의 흔적 배인 흰머리 미소 머금은 그 얼굴 두번 다시 찾을 길이 없는가 폭압의 정치가 미쳐 날뛰던 저 70년대 80년대를 거쳐 새천년 들어 마산YMCA 시민운동에도 활약하셨고 도시탐방대를 운영하며 지역사회 행사에서 자주 뵜던 듬직한 지역 어르신을 서럽게 이별하는 밤이어라 마산의료원 빈소에 들러 향을 피우고 한잔 술 따르고 그의 영전에 절올리다 눈물이 왈칵 솟구치더라 그와의..
2022.07.07 -
한송이 코스모스가 무사하기를
한송이 코스모스가 무사하기를 알프스에서 왜 빙하 덩어리가 붕괴되고 사고가 났을까 자연재해 기후변화 탓인가 40도 넘는 폭염 속에서 애써 키운 농작물도 가축들도 물고기도 타들어가는구나 닥쳐온 기후위기 대처 못하면 한송이 코스모스도 위태롭건만 생태계는 몹쓸 얼굴이 되고 지구의 경고는 속절없어라 난개발에 숲이 뭉텅 잘려나가고 산 들 강 바다가 죽어가도 석탄발전 원전은 계속되는가 급기야 물가폭등 기름값 폭등이 코로나처럼 지구촌을 휩쓸고 어느 나라에선 폭동이 일어나고 못 살겠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오늘 함께 외쳐야 할 것은 무엇인가 뭇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나가고 먹고 살 생계마저 빼앗겨 비상한 시국을 사는 서민들 바꿔야 할 것은 바꾸고 멈춰야 할 것은 멈춰야 하거늘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 내 가슴에 분..
2022.07.04 -
내일의 삶을 살기 위하여
내일의 삶을 살기 위하여 폭염에 못 참겠다 풍덩 바다로 계곡으로 떠나고 싶은 주말이건만 물가폭등 민생고에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노동자들 서울에서 거제에서 찜통더위를 뚫고 임금 노동시간도 후퇴한 국짐당 정부에 맞서 분노의 행진을 펼치네 조선소 하청노동자 0.3평 철제감옥 생지옥 절규에 함께 연대하며 비정규직의 삶을 지키고 노동개악을 거부하는 7.2 전국노동자대회 노동자는 하나다 구호가 내 가슴을 울리는구나 어디 노동자뿐이랴 농민도 노점상도 영세상인도 청년들도 하나같이 신음하는 3고시대 난장판 국회는 혈세만 탕진하는가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산켄전기 끝장투쟁 조선소 극한투쟁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악랄한 저 자본들 몰아치는 탄압 앞에서 이제 고통을 더이상 되풀이할 수 없다 무릎을 꿇고 사느니 서서 죽기를..
2022.07.02 -
시는 내 마음의 닻이다
시는 내 마음의 닻이다 폭염경보가 내린 날 그의 시집을 쉬엄쉬엄 읽는다 코로나를 겪고 난 후 내면을 돌아본 생활의 흔적들을 과거와 현재를 이으며 대화하듯 들려준다 시인이 걸었던 거리 시인이 찾았던 곳마다 시대의 상처꽃들이 아프게 피었다 시집은 산 역사의 교과서다 시집은 삶의 자취들이다 세월이 멀리 흘렀어도 한번 맺은 인연들이 시편에 살아온다 박몽구 시인의 마음은 함께 맞는 비다 세파에 부대끼며 시인이 닻을 내릴 곳은 민중의 바다이다
2022.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