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눈꽃산행 잊지 못할 추억의 풍경들 1^^

2007. 1. 28. 15:32산행기/답사·산행·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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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설레이는 겨울산행길에 오르고

 

 

2007년 1월 27일 (매주 네째주 토요일) 새벽 5시 반 마산운동장에서 40명 동기생들이 모여 강원도 태백산 눈꽃산행길에 올랐다. 폭설 한파 기상특보로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포근한 날씨여서 겨울산행으로 안성마춤이었다. 이근욱 산악회 회장의 특별찬조와 함께 잘 다녀오라는 인삿말을 듣고 유춘광 총무의 산행일정 소개로 시작된 이날 33기 산악회의 출발은 순조로왔다. 마산 창원 동문가족들의 활기찬 참여로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

 

태백산 입구까지 5시간을 달려 화방재 산행들머리에 도착하니 눈보라가 쏟아지고 주변 풍경은 흰눈으로 덮여 있었다. 각자 산행장비를 챙겨 이현철 산행대장의 인솔하에 가슴설레었던 태백산 산행길에 첫 발을 내딛였다. 눈길이라 미끄러웠지만 설치된 로프를 잡으며 올라가니 의외로 태백산은 길이 순탄했다. 마치 무학산 오솔길을 걷는 느낌이 들기도 할 정도였으니까. 그러나 눈길이라 아이젠 착용이 필수적이었다.

 

 

단군성지 태백산엔 새하얀 눈꽃이 만발해

 

 

길목에 단군을 주신으로 섬기는 비각이 있어 민속신앙의 면모를 실감하며 계속 오르니 정말 하얀 눈꽃세상이었다. 길섶의 산죽도 참나무도 온통 눈꽃을 피우고 있는게 아닌가. 연중 절반이 눈으로 덮인다는 태백산은 아름다웠다. 마산에서는 보기 드문 진풍경이었다. 싸륵싸륵 밟히는 하얀 눈의 감촉을 느끼며 일행과 함께 천천히 산길을 걸었다. 오른편에서 눈보라가 얼굴에 부딪쳤다. 큰눈은 아니어서 겨울산행의 정취를 한층 더해주는 반가운 손님이었다. 눈꽃 핀 설경을 디카로 촬영하고 산행하는 동기들의 모습도 담았다. 아름다운 설화의 풍경에다 정겨운 친구들이 함께 하니 이날 태백산 산행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태백산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이 곳곳에 버티고 서 있었다. 태백시의 주목군락 가꾸기에 쏟는 정성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고목에는 시멘트를 덧칠해 더이상의 훼손을 방지하였으며 울타리도 쳐 관광객의 촬영편의를 배려한 흔적도 엿보였다. 가장 인상깊었던 주목은 한창 자라나는 어린 주목이었다. '어린 주목이 무사히 자라도록 해주세요'란 팻말을 세운 태백시장의 마음씀씀이가 가슴 뭉클했다. 한때 주목이 약재채취로 남획되었기에 보존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유방암과 독감에 특효라 해서 나무껍질이 벗겨지는 일이 지금도 많지 않은가.

 

단군성지인 천제단 가는 길은 단체산행을 온 등산인파가 줄을 이었다. 중간중간 연신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왔다. 장군봉 천제단에 이르니 경건하게 절올리는 아주머니들이 보였다. 제1, 제2 천제단이 있는데 태백산 정상 표지석이 있는 천제단이 동기생 일행들의 집결지였다. 표지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망경사 방면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눈쌓인 경사길이라 미끄러지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로프를 잡고 눈길을 내려오다 두어 번 넘어지기도 했지만 아이젠을 착용한 동기들은 잘도 내려갔다. 권병수 동기가 아이젠 없이 내려오는 나를 부축해주기도 했지만 무사히 망경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절 계단에 모여 준비해온 점심을 나눠먹고 단체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