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소녀상을 보고 싶다
2023. 9. 27. 10:12ㆍ<가슴이 뛰면 온몸으로 부대끼자>
귀성길 소녀상을 보고 싶다
새들도 잠든 한밤중에
소녀상은 깨어
이대로 못 돌아가리
송편같은 달에게
입술을 깨물며
속엣 말을 건네는구나
친일매국노들이 날뛰니
일제는 사죄조차 않고
이역땅에서 돌아오지 못한
조선의 숱한 누이들
사무친 한을 둔 채
어찌 편히 잘 수 있으리
먼저 가신 고운 할머니들
볼 면목도 없어
추석 명절이 온들
이 몸으로 어찌 갈꺼나
두 주먹 불끈 쥐며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여
가을 단풍잎이 떨어지듯
남은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넋이라도 나비 되어
훨훨 날아 고향 찾아갈까
반겨줄 이 만나 볼까
푸르른 솔 두른 기림비
맨발의 소녀상이
읊조리듯 한숨짓누나
그날의 아픔이 끝나는 날
귀성길 버스를 탄
소녀상을 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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