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동 소리길을 지나며

2022. 5. 24. 20:452부 사람이 있는 풍경만이

 

오동동 소리길을 지나며

 

 

오동추야 달이 밝아

노랫소리 들리는

오동동 소리길을 걷다가

언뜻 마주친 벽화 

마산은 항구였어라

바다를 끼고 억척스레

삶을 꾸려온 서민들

흔적이 고스란히 살아

내 가슴을 치는구나

 

울 부모 형제 부대껴 온

인생역정인 듯

낯설지 않은 저 풍경

선창가에 갈매기 날으고

뱃고동 소리 울리며

푸른 파도 철썩거리던

옛 추억이 새로워라 

지금은 매립되었지만

갯내음 밀려오던

부둣가 그 길이 생각나지

 

만선기 달았던 어선들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고단한 장삿일 이어가는

시장사람들의 하루는 

한잔 술 타령 속에

시름씻고 흘러가려나

통술거리 예전같지 않아도

오가는 이들 눈길 끄는

벽화 하나 소중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