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나간 뒤 거리에서

2021. 8. 24. 20:10지금은 여기에

 

 

태풍 지나간 뒤 거리에서

 

 

어젯밤은 번갯불이 번쩍

포탄이 작열하듯

창 밖에 잇따라 치고

명자꽃도 나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항구로 대피한 마산만 배들  

태풍 피해는 없을까

걱정도 되더라만

무사히 지나간 모양이다

 

또 이어진 거리두기 4단계

시내 중심가 간판들도

괜찮아 보인다

갈수록 기후위기란 것을

체감하는 올 여름

저마다 생업마저 위태로워라

밤 9시 시간제한

밤거리는 인적이 끊기고

장사 문닫게 생겼다

 

저 멀리 무학산 풍경도

우울해 보이는 날

추석채비는 엄두를 못낼 판

비껴가지 않는 재난 앞에

코로나 블루는 길어라

이대로 간다면

불평등의 골은 깊어갈 뿐

뉘라서 세상을 바꿀까

촛불 하나 밝히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