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동동 밤거리에서

2019. 7. 22. 02:1013부· 그늘진 삶에 햇살 한줌




일요일 오동동 밤거리에서



태풍 지나간 뒤 마산은

피해가 없어 다행

은행알이 떨어지고

화분에 독버섯이 났구나

명자꽃 길거리장사는

이틀 쉬고 나니

재료값 맞추기 애먹고

휴일 오동동 거리는

오가는 사람들 드물다네

그늘진 삶들에

햇살 한줌이란 무얼까

민들레 홀씨같은

희망 하나 날라와

빈 가슴에 앉는 걸까

전라도 아줌마가

수제비 한그릇 해 줘서

길밥을 먹고 나니

몸에 생기가 도는 걸까

성당에서 영성체를

받아 먹고 강복받는 걸까

아니면 투쟁 현장에서

노동자 민중과 함께

세상을 바꾸는 일일까

휑한 밤거리에서

내 머릿 속을 맴도는

싯구 하나 애틋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