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마산형무소 터를 지나다가

2018. 9. 6. 22:148부· 작은 것에도 눈길을




옛 마산형무소 터를 지나다가



불종거리 은행나무 거리에

가을비 그치고 뜬 반달

옛 마산형무소 터를

쓸쓸히 비춰주고 있는가


억울한 죽음들은 오늘까지도

헬조선의 땅에서

추락 질식 감전 압착

수장 총상 자살 등

끝나지 않는 슬픔이어라


삼팔선처럼 쪼개진 저 달

아직도 휴전상태인

한반도에도 종전선언을 할

그날은 과연 올 것인가


한국전쟁 전후 그 시간에

멈춰 버린 민간인 희생자들

남과 북을 아울러

한서린 세월을 아는지

모르는지 달빛만 밝구나


무심코 지나치는 이 자리에

언제 날잡아 술 한잔

올려야 할까 보다

떠나지 못한 영혼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