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살 깔린 산중 텃밭가에서

2018. 9. 9. 21:358부· 작은 것에도 눈길을




어둠살 깔린 산중 텃밭가에서



회원골 무학농장 산길

해지고 난 뒤

산중 텃밭에 가면

귀뚜라미 소리

상추 배추 씨앗들을

쑥쑥 자라게 하네

멧돼지 고라니도 찾는 곳

암자 계곡의 물소리도

한데 어울려

가을밤을 맞이하지


호두알들이 떨어지고

댓잎들 날리는

삼학사 뒷편 약수터 자리

정든 개구쟁이

길냥이들 뛰놀아라

올 추석은 차례상을

차릴 수 있을까

해당화의 <시인의 집>

중성동 미니점포도


명자꽃의 오동동 노점도

대목타는 듯

손님들은 뜸해도

우린 쉴 수가 없어라

세월은 멀리 흘러

벌초할 선산마저 사라져

고향조차 희미하건만

어둠살 깔린

산중 텃밭가에서

남모를 향수에 젖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