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찔레꽃 피는 산길에서

2018. 5. 16. 20:267부· 공동선의 길은





하얀 찔레꽃 피는 산길에서



오늘도 봄비는 내리는데

우린 오두막집에서

낡은 이삿짐을 꾸려라

무학산 숲속엔 뻐꾸기 울고

개구쟁이 길냥이는

그새 새끼들을 낳았네

오동동 골목길

다닥 붙은 좁은 방으로

데려갈 수 있을는지

명자꽃 덕분에

아름다운 사람들 도움으로

해당화 시인의 새 거처를

구할 수 있게 됐구나

애초엔 창포만 시락으로

옮길까 했거늘

거리가 멀어 미루다

도심 속으로 와 버렸네

시인의 집도 이곳에

차려놓고 궁리해 봐야지

또 하나의 시작인

오동동시대가 열리나

먼훗날 뉘 있어

유동렬 민중시인의 자취를

찾으려거든 가 보시라

고난의 시기를

두 사람이 함께 버틴

생의 흔적을 짐작하리니

시인은 가도 시는 남아

내 고향 마산의 저항혼을

불타는 심장으로 

노래부르는 그날쯤엔

통일조국의 해가 뜨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