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이 되어 살고 싶은 날

2017. 8. 21. 19:064부· 다른 세상을 꿈꾸며

 

 

 

더불어숲이 되어 살고 싶은 날

 

 

간밤에는 천둥 번개가 치고

호우가 쏟아졌지요

숲속의 오두막집에도

나뭇가지 도토리가 쿵 쿵

지붕에 떨어지고

깜짝 놀래곤 하였지요

엊그제는 회색 멧돼지가

무학농장쪽에서 내려왔고요

계곡 물소리 풀벌레 소리

밤새 들려오는

해당화 시인의 거처에는

명자꽃과 길냥이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주위 대나무밭 나무들

풀꽃들과 함께

더불어숲이 되자 합니다

하룻일 마치고 돌아온

자정 넘은 한밤이면

호박국에 계란찜 김치 

반찬으로 밥 차려 먹고

약숫물 한잔 마시며

다시 내일을 준비합니다

어제는 천둥 번개가 겁나서

잠 못 들곤 하였지요

비 개인 오늘 오후

텃밭을 갈아 엎었고요

이제서야 컴 앞에 앉아서

낮과 밤이 거꾸로 된
오두막살이 일지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