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은 오래 우리를 기다렸는가

2015. 11. 1. 00:00제4부·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

 

 

 

그 산은 오래 우리를 기다렸는가

 

 

주말 도시재생 힐링캠프에서

대구시 근대화거리를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팔공산에 올랐어라

가을걷이가 끝난 벌판을 지나며

마산에서 달려간 그곳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시인 생가도 보고

오래된 계산성당에서

성수찍고 성호경을 그었네

약령시 여기저기 눈길을 주고

종로에서 국밥을 먹고

3호차에 올라 팔공산으로 가다

단풍에 흠뻑 물들었어라

봉황새 등에 탄 기분인 양

케이블카로 오른 전망대

눈 앞에 죽 펼쳐진

바위봉우리들 장엄하였어라

수천년 세월을 버티고 선

저 바우능선 아래에서

간절히 빌고 빌었을

이 땅 민중의 소원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같이 둘레길을 걷진 못했지만

저마다 보고 느꼈을

가을산 풍경에 반했어라

도시살이에 고단한 심신을

모처럼 풀어주었던

값진 하룻날을 간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