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2013. 4. 2. 02:29◆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2부 새벽달

 

 

 

잘 가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뉘라서 위로해 줄까

오늘 시집을

250권 잃어버렸다

지난 여름부터

올해 봄까지

선배 사무실에 보관했던

나머지 열묶음을

권당 100원 친다는

폐지상에 도둑맞다니

그것도 뒷문을

부순 채 싹쓸이해

갔으니 어이가 없다

창원지역 행사가 많길래

요 며칠 뜸했다가

아침 8시에

마산 오동동에 갔더니

그 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방심한 탓에

혈육같은 나의 벗이

고물상 어디론가 끌려가

분쇄기로 짤렸거니

거기도 살려고

팔아 넘겼으리니

덤덤히 맞자

각박해지는 세상을

원망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