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흔적을 남기며

2012. 6. 1. 08:34시에게 말을 걸다/길바닥 시

 

 

 

시인의 흔적을 남기며

 

 

막상 정리하려니 

딱 한 가지

나의 분신 시집이

맘에 걸린다

 

그래 몽땅 꺼내

사진을 찍고

시인의 흔적일랑

남겨 두자

 

내 가슴 깊숙히

간직해 둘

시집 열한 권

추억이구나

 

가을이 오기 전에

또 한권의

두툼한 시집을

바쳐야 한다

 

못다 버린 짐은

어깨에 메고

다시 시작해야지

처음처럼

 

가방에서 꺼내 본

옛 시절 사진

어머니의 얼굴이

새삼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