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2012. 5. 17. 01:42시에게 말을 걸다/길바닥 시

 

 

 

 

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정도 지난 시각

홀가분하게

안개낀 석전동

밤거리를

걸으며 생각한다

또 한 권의

두툼한 시집을

내야 할 때가

됐는가고

전자책 몇 권도

블로그에 올렸건만

행여 모를

웹사이트 에러가

불안해지고

시인 주머니야

텅 비었어도

밤새워 쓴

나의 시편들이

혼자만의

사연이 아니기에

첫 마음으로

뛸까 부다

쉬고 싶은 날

누군가

대신했으면

오죽 좋으련만

숙명처럼

묵묵히 걸어가야 할

이 길을

뉘라서 알아주랴

무학산도

밤안개 속에 잠긴

오월 어느날

해당화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