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서정적으로 오지 않는다

2012. 5. 5. 03:51시에게 말을 걸다/길바닥 시

 

 

 

오월은 서정적으로 오지 않는다

 

 

달빛은 처절히 밝구나

그 해 오월에도

무등산을 비췄을 달

5.18 항쟁이 

장렬하게 끝난 뒤

계엄군 검문 속

양덕 고속터미널에 내리자

포근히 안기고 싶은

내 고향의 품이

세월이 가도 잊히지 않네

저녁무렵

교원동 옛집에서

하염없이 바라보았던

무학산 산빛이

그리 강렬하였어라

전두환의 국보위

숙정 칼날 앞에

삼청교육대냐 사표냐

강요당했던 시절

유신독재 긴급조치 9호

꼬투리 하나로

교단에서 쫓겨났던

그날 이후

비로소 시인이 돼

저 달빛 산빛을

못다 이룬 오월항쟁처럼

사무친 그리움으로

꽃이여 피여 라고

노래부르는가

핏빛 자욱하였던

금남로를

내 어찌 잊으랴

오월에 잠 못 이루며

시 한 편 바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