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홍길동의 죽음에 부쳐

2011. 7. 5. 03:22시에게 말을 걸다/길 위에서

 

 

 

숲속홍길동의 죽음에 부쳐

 

 

1인미디어 활동가였던

숲속홍길동

그가 목매어 숨졌다

 

노동현장 어디서나

영상을 촬영해

진보넷에 올리던

 

이상현 노동운동가가

생활고를 못 이겨

우리 곁을 떠나갔다

 

캠코더도 노트북도

수중의 돈도

그만 잃어 버린 채

 

달랑 2700원 남은

그에게 끼니도

인터넷도 힘들었다

 

"만원도 좋고 이만원도

좋습니다...당장 굶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돕는 이들은

별로 없었고

투쟁가는 절망했다

 

"꼭 다시 일어나서

 당당히 활동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그가 마지막 올린 글

쓸쓸히 떠돌고

숲속홍길동은 갔다

 

무명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님처럼

아픈 자욱 남겼다

 

이래서는 안된다

동지를 이렇게

죽게 내버려 둬서야

 

그가 온몸으로 촬영한

노동현장 영상들

산 자들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