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창가는 매립되었어도

2008. 12. 11. 05:44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문예의 길 7부

 

 

 

 

옛 선창가는 매립되었어도

 

 

내 어릴 때 할머니 손잡고

어시장 선창가에 가서

팥죽 한 그릇 맛보았댔어

 

난장 선 그곳이 눈에 선해

구산면 심리가 고향인

울 할매는 바다를 그렸지

 

손주 대학 보내고 앓은 채

약 한첩 제대로 못 쓰고

긴 담뱃대 두고 떠나갔어

 

쌈짓돈 아끼고 아껴두었다

내게 사준 팥죽 한 그릇

세월이 가도 잊지 못해라

 

갈매기떼 끼룩대던 마산항

뱃고동 소리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할머니 얼굴이여

 

송년회 갔다 돌아오는 길에

옛 동네를 한바퀴 두르며

가슴에 사무쳐 불러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