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점상의 슬픈 죽음 앞에서

2007. 10. 20. 05:41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문예의 길 1부

 

 

 한 노점상의 슬픈 죽음 앞에서

 

 

 그 얼마나 가슴아파 했으랴

가판이 조각나고

용역깡패에 짓밟힌 채

울부짖는 처절한 광경을

 

길가에서 붕어빵을 구우며

모질게 살아온 당신을

누가 이토록 아찔한

벼랑 끝으로 내몰았는가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도

전혀 사죄할 줄 모르고

발뺌하기에 급한 고양시여

분노는 무섭게 타오르는구나

 

시민의 혈세 수십억을 쓰며

노점상의 생존권을

폭력으로 유린하는 땅

하늘도 울고 산천도 울어라

 

IMF때 실직하고 노점을 차려

안 먹고 안 쓰며

억척스레 자식 공부시킨

당신의 가시밭길 세월이여

 

이제 동료들이 대열을 이뤄

"이근재열사 살려내고

노점생존권 보장하라!"고

어제도 오늘도 외치는구나

 

가진 게 없어 거리로 나왔던

수많은 당신의 몸부림을

심장 속에 새기고

굳세게 함께 싸워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