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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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풍경이 아니다
그때 그 시절 풍경이 아니다 연일 폭염인데 저건 뭐지피난시절도 아니고길 위에서 동냥을 하질 않나지나치는 사람들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비정한 도시의 그늘 아닌가새벽 인력시장도일거리가 없어 되돌아오고생존을 위해 나앉은헬조선의 풍경이 아닌가 위기발굴 긴급복지도 비껴간한 사람이 위험하다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처절한 몸짓 앞에서사랑도 자비도 휑한 거리 메말라 버린 팍팍한 인정들각자도생의 삶이 부끄러워라어제도 오늘도 그 자리에누웠다 앉았다 하는 그희망이란 어디에 있는가
2024.06.17 -
고향집에서 무를 보내온 날
고향집에서 무를 보내온 날 명자꽃 합천 고향집에서 무를 보내왔구나 도시살이를 하더라도 뗄래야 뗄 수 없는 농촌의 소중한 작물 시장 수급조절 하느라 어디선 무를 갈아엎는단 소식도 들려오니 서글픈 심정이건만 자식 챙기는 부모 마음 월동무에 담겼어라 겨울비 내린 오늘 저녁에는 무김치를 담가 소박한 밥상을 차렸네 자루쌀도 시래기도 양파도 된장도 챙겨다 주는 시인의 집에 쌍백 안계마을 황토밭 농사지어 거둔 그 손길이 둘도 없는 사랑이어라 사는 게 고달파도 무가 서로를 토닥거려라
2023.11.17 -
내가 텃밭에서 만난 것들
내가 텃밭에서 만난 것들 이른 아침 그곳에는 꽃들도 곱지만 상추 고들빼기 취나물 찬거리가 넘쳐난다 씨앗을 뿌리면 어느새 싹이 트고 자라 길러먹는 남새들 절로 입맛이 동한다 애써 심지 않아도 질경이 돌나물 머구 범의귀 민들레 텃밭 가득 자랐다 이름모를 야생화도 풀씨가 날라와 여기저기 피..
2011.06.07